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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를 기록하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2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은 다들 중무장을 하고 종종걸음을 하고 있었다.

길가 곳곳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은 채 쌓여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걷다가 땅이 얼어붙은 곳을 잘못 디뎌 휘청거리는 행인도 눈에 띄었다.

이날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인근에서 지켜본 시민들은 대부분 패딩이나 겨울용 코트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눈만 내놓은 채 목도리로 코·입·귀를 칭칭 감거나 귀마개를 착용한 사람들도 많았다.

오전 6시 기준 체감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진 탓인지 평소와 달리 스마트폰을 꺼내 보면서 걷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다들 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폐지를 줍거나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사람들은 누빔 패딩과 방한 바지, 털신발까지 '완전무장'을 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추운 나머지 가만히 서 있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몸을 좌우로 흔드는 등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 추위를 쫓으려 애썼다.

편의점과 카페는 따뜻한 음료로 시린 손과 몸을 녹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정류장 인근에 있는 카페에는 실내에 있다가 버스가 도착하면 뛰쳐나가 타려는 승객들로 가득 찼다.

치마 대신 바지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온몸을 감싸는 검은색 롱패딩 복장을 하고 있었다.

행인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걸었지만, 살을 에는 칼바람이 불 때면 저도 모르게 '어후', '아, 추워' 하고 소리를 냈다.

그때마다 하얀 입김이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

영등포구청역 인근을 걷던 이모(35·여)씨는 "마스크·장갑·목도리 등 집에서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 입고 나왔다"며 "집에 어린애가 있어서 혹시라도 내가 감기에 걸리면 아이한테 옮길까 봐 옷차림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서울대생 권모(27)씨는 "너무 추워서 오후에 나올까 하다 마음을 바꿔 지금 학교에 간다"며 "옷을 두껍게 입어서인지 생각보다는 덜 춥지만, 온종일 춥다고 하니 오늘은 종일 실내에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2)씨는 "평소 추위를 타지 않는 편이라 코트 대신 패딩만 걸쳐 입었는데 생각보다 더 춥다"며 "내복을 챙겨입지 않을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한 복장만으로는 부족해 핫팩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양손에 핫팩을 쥐고, 열을 내기 위해 위아래로 흔들면서 길을 걷는 행인들이 눈에 띄었다.

금호동에서 출근하는 직장인 강모(28·여)씨는 "어제 치마를 입었다가 너무 춥길래 오늘은 스타킹을 신고 그 위에 바지까지 입었다"며 "그런데도 추워서 가방에 쟁여뒀던 핫팩을 하나씩 뜯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핫팩'이 한때 실시간 검색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