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에 인수된 뒤 첫 M&A
에쓰오일이 울산 지역 물류업체인 동북화학을 인수한다. 에쓰오일이 경영권까지 사들이는 인수합병(M&A)에 뛰어든 것은 1991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인수한 뒤 처음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사모펀드(PEF)인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MKOF)에서 동북화학 지분 100%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올해 말 인수대금 지급 등을 마무리하고 인수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화학은 2001년 2월 설립된 회사로 울산 온산화학공단에서 부두 설비와 정유·화학제품 저장탱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저장탱크는 에쓰오일 온산공장 옆에 자리잡고 있다.
에쓰오일을 비롯한 온산화학단지에 있는 정유·화학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제품을 저장·관리하면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내왔다. 작년에는 매출 134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올렸다. 2016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93억원이며, 자산은 643억원이다.
맥쿼리는 2011년 동북화학 주식 전량(약 430억원)과 전환사채(CB·약 570억원)를 사들였다. CB에서 나오는 이자로 연간 100억원가량을 받아 투자금 상당액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쓰오일은 올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4조8015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2011년에 태양광 회사인 한국실리콘 지분 33.6%를 2650억원, 2014년엔 탱크터미널 업체인 코리아오일터미널 지분 18%를 8억원에 사들인 적이 있다.
하지만 경영권을 확보하는 M&A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쓰오일의 이번 M&A는 저장시설을 확보하는 동시에 안정적 실적을 내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