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자리도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
2017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거대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어서인지 시간에 가속도가 붙은 것만 같다. ‘융합’이라는 본질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은 그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일자리의 미래보고서를 통해 현재 7세 이하의 어린이 중 65%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래학자들은 단순 노동직은 물론 고소득 전문직종까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신 드론 조종사, 기억 수술 전문 외과의, 두뇌 시뮬레이션 전문가, 신체 장기 에이전트, 아바타 관계 관리자 등 상상도 못 했던 직업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변화는 이뿐만 아니다. 지식재산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 돼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버는 세계 570개 도시에서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냈고,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뉴칼라(new collar)라는 새로운 계급도 등장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계급을 뜻하는 뉴칼라는 4년제 학위와 같은 스펙과 상관없이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기술 능력을 갖춘 인재를 칭하는 용어다.

이런 변화는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대기업을 그만두고 디지털이 결합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의사이며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한 젊은이는 자신의 전문지식과 신기술을 결합,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벨트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새로운 직종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에만 특허관리전문회사가 2700곳, 1000억원 이상 특허 자산을 운영하는 기업이 50개에 달한다. 특허 거래,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라이선스 대행, 수익화 사업 등 분야도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을 바라보기에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 지난 9월 통계청이 밝힌 청년 체감실업률 21.5%는 일자리에 대한 방향성조차 잃어버린 젊은이들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현재와 예측하기 힘든 미래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창조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떨까.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고 말한다.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결정이 바뀐다는 의미다.

그런 만큼 일자리도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 오늘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창의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상상하고 실패를 통해 경험을 축적해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발명가이자 개척자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생존 전략이다.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7년 대한민국지식재산대전’에서도 미래의 기술과 일자리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새 시대를 견인할 융합 기술을 펼쳐보이는 이번 전시회에서 미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준석 <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