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습니다. 기획재정부 담당 공무원이 PT(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한 줄 알았는데 부총리께서 직접 만드신 거라니….”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8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PT에 대해 “대학 교수들도 이렇게 못하는데 대단하다”며 놀라워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프레젠테이션 달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강연 순서가 되자 연단에 올라 마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전략을 소개하듯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술술 풀어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도표와 발표 내용을 적절히 뒷받침하는 그래프, 깔끔한 그래픽 등도 돋보였다. PT가 끝나자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박수 한번 쳐드리자”고 제안해 뜨거운 갈채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계문 기재부 대변인은 “김 부총리는 PT뿐 아니라 외부 기고도 모두 본인이 직접 작성한다”고 귀띔했다. 김 부총리는 PT 중에 수시로 농담과 경험담을 섞어가며 완급을 조절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린 시절 부친을 여의고 ‘빚잔치’를 한 경험을 털어놓을 때는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달과 이달 초 미국 방문 당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물론 국제 신용평가사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도 궁금한 것이 있으니 질문하겠다”며 양방향 토론을 벌였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