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투자 유망 지역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꼽았다.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한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모습.  /한경DB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투자 유망 지역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꼽았다.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한 서울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모습. /한경DB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4분기에는 근린상가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규제가 집중된 아파트보다는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전략으로는 절반 이상이 신규 분양이 유망하다고 답했다. 정부 규제로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데다 청약가점제가 확대되면서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가 많아진 까닭이다.
"아파트보다 수익형 부동산…월세 꼬박꼬박 나오는 꼬마빌딩 유망"
“국지적 과열 상태”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4분기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현재 부동산시장을 ‘국지적 과열’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국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경기 등의 인기 주거지역 집값만 뛰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된 상태’라는 답변은 20%, ‘상승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답변은 18%였다.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적기’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8%가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올해 하반기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본 전문가는 20%였다. 모두 내년 4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에 다주택자가 내놓는 급매물을 잡으라는 조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 연말과 내년엔 다주택자의 매물이 증가하면서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정부 규제 강도가 강해지면 2~3년 전에 투자 목적으로 접근한 투자자의 매물도 함께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 유망”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44%)을 꼽은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수익형 부동산의 뒤를 이어 신규 아파트 분양권(30%)도 유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2억~3억원 낮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재건축 등 기존 주택을 꼽은 전문가는 12%에 그쳤다. 실수요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기엔 부담스러운 시기라는 견해다.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선 근린상가 등 상업시설 내 상가(40%·복수 응답), 점포 겸용 단독주택(30%), 원룸형 오피스텔(26%)과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26%)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무주택자, 주택 교체 수요자 등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전략으로는 ‘적극적인 민간 아파트 청약’을 꼽은 응답자가 52%로 가장 많았다. 청약가점제가 강화되면서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기에 기존 주택 매입’(22%), ‘공공분양주택 청약’(20%)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한모 HMG 대표는 “연내 택지지구와 신도시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형 아파트가 다수 공급될 예정”이라며 “향후 택지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수도권에서 나오는 신규 공급 물량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구입 추천 지역으로는 전통적 인기 지역인 ‘서울 강남’을 꼽은 응답자가 64%나 됐다. 교통 교육 등 주거 여건이 좋은 지역이 조정기에도 덜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북’은 16%였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구매력만 갖춰지면 누구나 고급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살고 싶어하기 마련이고 그 정점이 강남”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다주택자의 부동산 재테크 전략’을 묻는 질문엔 50%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고 권했다.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30%의 응답자는 ‘여러 채보다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할 때’라고 답했다. 가장 간편한 절세 방법이라는 이유로 ‘자녀에게 증여’하라고 답한 전문가도 10%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대출 부담이 크고 시세 차익이 기대되지 않는 주택은 매도하는 게 낫다”며 “반대로 투자 매력이 있는 상품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으며 가지고 가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차별화될 것”

추석 이후 서울 및 수도권 분양시장은 ‘강남 등 일부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56%로 가장 많았다. 28%의 응답자는 청약시장이 ‘전반적으로 상반기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약세로 접어들 것’이란 답변은 16%에 그쳤다.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은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는 서울 강남 등 인기 주거지역에 청약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다만 수도권은 외곽지역 입주 물량 증가로 청약 경쟁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4분기 전국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 증가로 ‘예년보다 안정적일 것’(62%)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수도권 남부 등 ‘일부 지역에선 역전세난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반면 18%는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손상준 도우I&D 대표는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한 서울은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며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가나다순)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 김민종 GS건설 팀장 김상국 삼성물산 상무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시환 대창기업 전무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 김용원 라인건설 본부장 김정철 현대건설 부사장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한모 HMG 대표 김현필 솔렉스마케팅 대표 도재용 태원피앤에이 대표 문흥식 파로스에셋 대표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철희 호반건설 부사장 박환용 가천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서홍 한양 부사장 석균성 롯데건설 본부장 손상준 도우I&D 대표 손효영 라온건설 대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안재홍 안강건설 대표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양지영 리얼투데이 본부장 유수현 대우건설 마케팅 팀장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석준 우미건설 대표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 이윤상 유성 대표 이창언 랜드비전 대표 임성환 ABL생명 WM센터부장 장영호 씨엘케이 대표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 정주영 미래인 대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천현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원철 한양대 특임교수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 추현식 동원개발 본부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현경민 포스코건설 마케팅그룹장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 호한철 반더펠트 대표 홍록희 대림산업 상무 홍창환 팍스 부사장

설지연/김진수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