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하면서 강남권 새 아파트값이 웬만한 부자도 쉽게 매입하기 어려운 가격대로 접어들고 있다. 강남구·서초구의 새 아파트나 분양권(전용면적 84㎡ 기준)은 위치에 따라 15억~24억원 사이에 거래(또는 호가)되고 있다. 공급면적 기준으로 3.3㎡당 5000만~7000만원 수준이다.
강남권 새 아파트 84㎡ 15억~24억… "부자들도 사기 어려운 가격이네"
‘아파트 부촌’ 반포동·잠원동

서울 최고의 아파트 부촌으로 떠오른 반포동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들은 이미 3.3㎡당(이하 공급면적 기준) 7000만원을 돌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입주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6월 23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6955만원꼴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아직 실거래가 신고가 되지 않았지만 한강을 파노라마 식으로 조망할 수 있는 매물(전용 84㎡)이 최근 3.3㎡당 7058만원인 24억원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반포동과 붙어 있는 잠원동 역시 초강세다. 한강 조망권이 뛰어난 ‘아크로리버뷰’ 전용 84㎡는 지난 6월 18억5422만원에 손바뀜됐다. 3.3㎡당 5297만원이다. 22층에서 반포·한남대교 쪽 한강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조합원 입주권은 현재 22억원을 호가한다. 3.3㎡당 6285만원 수준이다.

내년 8월 입주하는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8억4653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3.3㎡당 5595만원꼴이다. 대부분 매물이 19억원 이상에 나와 있다. 한강조망권이 없는 새 아파트도 20억원을 넘보고 있는 것이다.

학군 수요가 두터운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 호가도 잠원동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18억~19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치동과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84㎡ 호가는 18억원 수준이다.

반포·잠원권, 대치·개포권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은 삼성동 서초동 일원동 등의 새 아파트 호가도 15억원을 넘어섰다. 서초동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 84㎡ 호가는 15억8000만원이다.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84㎡ 호가는 16억원을 넘어섰다. 일원동 현대사원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 84㎡는 15억~15억9900만원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서초동 A공인 관계자는 “8·2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자 매도예정자들이 ‘연말까지 추이를 보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강남권에선 새 아파트가 워낙 귀해 추가 정부 대책이 나와도 호가가 떨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강남·서초보다 부족한 송파구에선 입주 10년차 된 한강변 아파트들이 이달 들어 14억원대에 진입했다. 잠실동 ‘엘스’ 전용면적 84㎡가 최근 14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아파트 매물은 최고 14억2000만원에 나와 있다. 인근 ‘리센츠’ 전용 84㎡ 로열층은 최고 1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로도 호가가 상승해 3.3㎡당 4390만원까지 올라섰다.

전용 59㎡ 3.3㎡당 가격은 더 높아

전용 59㎡의 3.3㎡당 호가가 84㎡ 호가보다 더 높은 사례도 많다.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59㎡ 일반 분양권 매물은 14억원(3.3㎡당 5384만원)에 나와 있다.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59㎡는 3.3㎡당 6000만원에 육박하는 14억3900만원에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 전용 59㎡ 매물은 지난 7월 14억원에 거래돼 3.3㎡당 5600만원을 기록했다.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 전용 59㎡ 호가는 웃돈 3억원을 얹어 12억6900만원(3.3㎡당 4880만원)이다. 2008년 입주한 잠실동 ‘리센츠’ 전용 59㎡ 매물은 12억원 안팎에 몰려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10년 전에는 강남 부촌에서 예외 없이 중대형의 3.3㎡당 가격이 높았으나 요즘은 중소형 가격이 더 높은 사례가 많다”며 “최고 부촌에서도 중소형 선호현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