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배양한 '인공 고기' 뜬다… 스타트업에 글로벌기업 러브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세계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이 세포 배양 고기(사진)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멤피스미트에 1700만달러(약 191억원)를 투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동물 복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세포 배양 고기가 동물 복지 농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 멤피스미트는 세포 배양 방식으로 1파운드(0.45㎏) 고기를 만드는 비용을 지난해 1만8000달러에서 2400달러 미만으로 낮췄다. 멤피스미트가 고기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주 정도다.

멤피스미트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동물 세포 재증식을 통해 ‘청정고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직접 가축을 키우거나 도축할 필요가 없다고 WSJ는 전했다. 집단 사육하는 가축에 항생제를 과다 사용하고, 인공 동물사료와 유전자변형(GM) 곡식을 먹인다는 우려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엔에 따르면 육류 소비를 위해 가축을 키우는 데 세계 작물의 3분의 1과 목초지 4분의 1이 사용된다.

우마 발레티 멤피스미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으로 고기를 즐겨 먹지만 고기를 생산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환경, 동물 복지, 건강 면에서 모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이 문제를 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특히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농·동물복지 인증 식품의 수요가 늘면서 대형 축산업체들이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로 멤피스미트가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 금액은 2200만달러에 달한다.

WSJ에 따르면 최근 호주 퀸즐랜드대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 674명의 응답자 중 3분의 1이 세포 배양 고기를 정기적으로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콩고기를 먹겠다고 했다.

이런 수요 변화에 따라 인조고기에 투자하는 실리콘밸리 기업과 육류 생산업체가 늘고 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세포 배양 고기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모사미트에 투자했다. 미국 육류생산 업체 타이슨푸드는 식물 성분의 단백질로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미트에 투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