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구글이 '기하급수 기업' 된 비결… 목표·결과 추적 가능한 OKR 덕분
미래 기업은 ‘기하급수 조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기하급수 조직이란 살림 이스마일 등이 저술한 《기하급수 조직이 온다》는 책에서 정의한 개념이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물결을 타고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수많은 기술을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조직 운영에 활용해 동종업계보다 실적이나 영향력이 10배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기업 개념과는 다른 개념의 기업이 나온다는 것이고, 변화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하급수 조직은 생각도 다르고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자원을 확보하는 방법도 다르다. 이를 관리하는 내부 조직의 일하는 방법도 다르다. 이 책에서는 기하급수 조직으로 변화하는 11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남다르게 크고 원대한 목적을 수립하고 외부로부터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원과 문제해결 방법을 확보하기 위해 다섯 가지 기반 ‘SCALE’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Staff on demand(주문형 직원)’, ‘Community & Crowd(커뮤니티와 클라우드의 활용)’, ‘Algorithm(외부 문제해결 알고리즘)’, ‘Leveraged Asset(외부 자산 활용)’, ‘Engagement(외부인원의 참여)’ 등을 말한다. 내부 운영을 위한 다섯 가지 기반인 ‘IDEAS’도 필요하다. 이는 ‘Interface(외부와 내부의 연결)’, ‘Dashboard(성과관리 도구)’, ‘Experimentation(실험적 실행)’, ‘Autonomy(자율적 동기)’, ‘Social Technologies(새로운 소통 방법)’ 등을 의미한다. 시장과 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조직을 측정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조직이 기하급수 조직으로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기존 조직의 성과관리 프로세스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쓴다. 이는 철저하게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하급 조직으로 정렬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수반하게 된다. 또 수립과 평가가 주로 회계연도 주기로 이뤄진다. 변화의 속도를 예측할 수 없는 기하급수 시대에 맞는 성과 관리 도구로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증명한 기업들이 있다. 기하급수 기업의 대표격인 구글을 비롯해 링크트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다. 이러한 기업들을 포함해 실리콘밸리 대부분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쓰는 목표 관리 도구가 있다. 바로 ‘목표와 핵심 결과(OKR)’라고 불리는 성과 관리 도구다. OKR은 1980년대 인텔을 이끌던 앤디 그로브에 의해 정리됐고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존 도어가 1999년 구글에 소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입할 당시는 40명의 소수 조직이었던 구글이 오늘날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바로 OKR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OKR의 특징을 정의하면 개인, 팀, 회사의 목표 및 결과를 투명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추적 가능하다는 것이다.

앤디 그로브는 저서 《탁월한 관리 High Output Management》에서 “OKR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첫째는 “우리 조직은, 팀은, 개인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이다. 둘째는 “그곳으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다. OKR은 직원 평가와는 달라서 철저하게 어떤 결과가 우리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여 주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화두가 직책의 고하를 막론하고 호기심과 희망, 그리고 불안감을 가져다주고 있다. 기하급수 조직에서 제시한 11가지 가이드라인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책에서는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꿀 생각을 하지 말고 여러 요소 중 우리에게 가능한 것 몇 가지부터 시작해 볼 것을 권고한다. 그중 가장 명확하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OKR을 기반으로 한 성과관리가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영학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