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상무 출석…'왼발 부상' 박근혜 전 대통령 출석 예정
靑 '정유라 지원' 개입했나…제일기획 임원들 朴재판 증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하는 가운데 제일기획 임대기 대표와 이영국 상무가 11일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판을 열고 오전 10시에 이 상무, 오후 3시에 임 대표를 각각 증인으로 소환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제일기획 임원들이 최씨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의심한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2015년 1월 당시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기로 했다'는 말과 함께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개받았고, 장 전 사장에게서 임 대표를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상무는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직후 승마훈련 지원 업무를 하다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협회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에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단독 면담한 다음 날인 2015년 7월 26일 자로 '이영국 부회장', '교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특검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청와대가 정씨 승마 지원에 관여했다고 보고 임 대표와 이 상무에게 관련 내용을 캐물을 방침이다.

두 사람은 앞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회사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특검팀은 임 대표 등이 불출석한 데 이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부회장 등 임원들도 증언을 거부하자 "초유의 사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검팀은 10일 증언 거부에 대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게 국민의 희망인데도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증언 거부권이 인정된다며 증언 거부를 허용했다.

다만 임 대표와 이 상무는 증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 등은 재판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지만, 임 대표 등은 관련 사건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전날 왼발 부상을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