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인텔 제치고 매출 첫 세계 1위 등극"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매출 기준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1983년 반도체산업 진출을 선언한 지 34년 만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일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이 149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매출 추정치가 144억달러인 인텔을 누르고 처음으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 매출은 1분기 대비 7.5%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인텔 매출은 제자리걸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1분기 인텔 매출은 131억1500만달러로, 삼성전자(93억4000만달러)의 반도체 매출보다 40% 정도 많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두 회사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간으로도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를 전망”이라며 “삼성전자가 인텔을 누른다면 반도체업계에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은 전년 대비 39%, 낸드는 25% 상승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IHS도 최소한 내년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인텔은 1993년 중앙처리장치(CPU)인 ‘X486’을 내놓은 이후 연간은 물론 분기 단위로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PC의 보급 확대 바람을 타고 시장을 확대하면서 서버칩 등 통신용 반도체로도 매출을 다변화하며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 입지를 다져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시장의 46%, 낸드 시장의 36%를 점유하며 메모리 반도체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 전체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23%에 불과해 시스템 반도체의 강자인 인텔을 좀처럼 제치지 못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