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이주가 예정된 서울 은평구 수색6구역 모습. 재개발이 급물살을 타면서 조합원 지분 웃돈이 최근 1년간 1억원 뛰었다. 김형규 기자
올 하반기 이주가 예정된 서울 은평구 수색6구역 모습. 재개발이 급물살을 타면서 조합원 지분 웃돈이 최근 1년간 1억원 뛰었다. 김형규 기자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가 지구 지정 12년 만에 첫 분양에 나선다.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수색4구역에서 롯데건설이 다음달 말 45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재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이 일대 조합원 지분과 입주권 웃돈(프리미엄)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첫 분양 성적에 따라 나머지 구역 매매가격이 출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일반 분양 시작

롯데건설은 다음달 말 수색4구역을 재개발하는 롯데캐슬 아파트 1192가구 중 45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뉴타운으로 지정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 공급되는 단지다. 전용면적 84㎡ 일반 분양가는 3.3㎡당 1617만~1647만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수색동 온땅공인의 박명균 대표는 “인근 가재울뉴타운에서 입주 3개월 전까지 완판(완전 판매)하지 못한 구역이 있었다”며 “수색·증산 뉴타운에서도 완판 기대와 미분양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수색4구역 입주권에는 1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무렵 5000만원 선이던 웃돈은 작년 가을 1억3000만원 선으로 뛴 데 이어 겨울에 추가로 2000만원 올랐다.

다만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보합세다. 매수자는 분양성적을 본 뒤 움직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매도자도 첫 분양의 일반분양가와 실제 계약률을 토대로 매매하려는 추세여서 매물이 거의 없다.
'상암 옆동네' 수색·증산뉴타운 12년 만에 분양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수색·증산뉴타운은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경의중앙·공항철도·6호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인근에 있어 도심권 진입이 편리하다”며 “직장 근처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분양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분양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색6·9구역, 증산2구역 등의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가시화한 까닭이다.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등을 결정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으면 이주를 거쳐 일반 분양에 들어간다.

수색9구역과 증산2구역은 올해 초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6구역은 지난 2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다. 모두 내년에 일반 분양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 구역의 입주권 웃돈은 1억5000만원 선이다.

◆사업시행 인가도 잇따라

후속단지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색7구역은 상반기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증산5구역은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한다. 수색13구역은 상반기 사업시행 인가를 받고 수색8구역은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사업이 진척되면서 이들 구역의 조합원 지분값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 구역의 전용 23㎡(대지면적 기준) 다세대주택 가격은 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00만원 정도 뛰었다. 수색동 월드공인의 김태은 대표는 “조합추진위원회가 꾸려질 때 한 번 크게 오르고 관리처분인가가 가시권에 들어오면 또다시 뛰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자는 웃돈을 붙여 매물로 내놓은 반면 매수자는 감정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사려고 해 매매는 활발하지 않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억원에 거래된 다세대주택의 감정평가액이 1억1000만원 정도로 나오자 조합원이 웃돈을 높이는 방식으로 차이를 보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수색 6·9구역, 증산2구역 등이 이주가 예정돼 있어 뉴타운 밖의 다세대주택 매매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은평구 신사동, 응암동, 서대문구 북가좌동 등 이주민 정착이 예상되는 곳이다. 이들 지역에선 방 2개짜리 신축 다세대주택이 2억~2억5000만원 수준에 분양되고 있다. 3년 전 이주수요 기대가 없을 때 이 일대 주택은 1억5000만~1억7000만원 정도에 거래됐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