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 있는 씨랩 전용 공간에서 씨랩에 파견된 삼성전자 직원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 있는 씨랩 전용 공간에서 씨랩에 파견된 삼성전자 직원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인재 경영' 속도 내는 기업들] 삼성전자, 사내벤처 '씨랩' 활성화…도전정신 강조
삼성전자의 해외 인재 양성프로그램인 지역전문가로 뽑힌 임직원들은 아무 조건 없이 원하는 국가에 1~2년간 머물며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힐 수 있다. 삼성은 연봉 외 1인당 1억원 안팎에 이르는 체재비를 지원한다. 2011년 세계적 경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이 같은 지역전문가 제도를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성공한 핵심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기업의 중심이 ‘사람’이라는 인재 경영 철학은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경영이념 중 하나다. 지역전문가 제도는 1990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지시로 도입된 뒤 올해까지 27년 동안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곤 한 번도 선발을 거르지 않았다. 당장 현장에서 일손을 빼내고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보다 글로벌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업무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은 지역전문가 제도가 정착되자 2005년부터 현장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해외 파견 인력을 확대했다. 주재원으로 바로 파견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선발해 해외 법인에 6개월에서 1년가량 근무하는 제도다. 지역전문가와 비슷하지만 법인에 직접 파견돼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원하는 인재상은 △끊임없는 열정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창의와 혁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정직과 바른 행동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인재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3단계의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첫째, 삼성 코어 프로그램(core program)은 전체 임직원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과정이다.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둘째, 차세대 지도자 육성을 위한 삼성 리더십 프로그램(leadership program)이 있다. 마지막으로 분야별 최고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는 삼성 엑스퍼티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구개발(R&D), 마케팅, 판매, 서비스 등 8대 직군으로 구분해 글로벌 전문 연구소 등을 포함한 최고의 전문 조직에서 직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삼성은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2년부터 사내벤처 조직도 만들었다. 씨랩(C-Lab)이라 불린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임직원들은 일정 기간 현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근무 환경에서 스타트업처럼 일할 수 있다.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실패를 용인한다.

2015년부터 씨랩의 스타트업 독립도 지원하고 있다. 유망한 프로젝트는 벤처 투자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를 통해서 자본을 투자한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회사로 복귀할 문도 열어놨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씨랩에 참여한 직원은 600여명, 프로젝트 수는 150여개에 달한다. 이 중 56개 과제는 사내에서 실제 활용되고 있으며 20개는 스타트업으로 아예 독립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