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본격 들어갔지만 초기 흥행 성적은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를 넘는 주자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난 18일 9명을 6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예비경선) 여론조사를 했다. 압도적 지지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도토리 키재기’ 식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원들은 후보자가 너무 많아 누가 지원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며 “누구를 지지할지 못 정했다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20일 세 차례로 예정된 지방 순회연설을 TV 토론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겉으로는 1만명에 가까운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순회연설에 비해 비용이나 시간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당 상황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여는 게 부담스럽다는 내부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는 각 후보자 지지자와 당원들이 고르게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해온 ‘태극기 부대’가 김진태 의원 지지를 위해 세 과시를 하며 행사장을 점거하다시피 했다.

당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 지사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몇몇 양아치 친박(친박근혜)들 빼고 나머지 친박들은 계(系·정치적 계파)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소멸했는데 어떻게 친박이라고 할 수 있겠나”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권 지지 세력을 계파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