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과 달리 미국에서 증산의 조짐이 나타나면서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47센트(0.9%) 내린 배럴당 52.7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4센트(0.25%) 떨어진 배럴당 55.35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3주 전 타결한 감산 합의는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전날 열린 OPEC 감산 이행위원회 회의에서는 회원국 및 비회국들은 지금까지 하루 평균 150만 배럴을 감산했다고 밝혔다.

이는 감산 목표치인 하루 180만 배럴의 8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의 채굴장비 수가 늘어난 게 유가 부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0일 원유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채굴장비는 주간 단위로 29개 늘어 551개로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19일 발표한 원유재고도 일주일 동안 230만 배럴 늘어난 것이었다.

유가가 다소 회복되자 미국 원유업체들이 시설을 늘려 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WTI는 이날 개장 직후 1.7% 이상 떨어졌으나 추가 감산이 없더라도 배럴당 60∼65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이라크 석유장관의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 폭을 좁혔다.

금값은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0.70달러(0.9%) 오른 온스당 1,215.60달러로 장을 마쳤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