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조기대선시 '2018년 국민투표' 대안도 현명해…곧 큰 변화 있을 것"
박지원 "安 개헌 입장 피력, 孫이 '분명한 입장 취해달라'고 한데 따른 것"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내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시점에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 정계개편 논의의 한 축으로 손 전 대표와 국민의당 간의 연대설도 끊임없이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이번 회동은 관심을 끌었다.

마침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즉각적인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직후여서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손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더욱 시선이 집중됐다.

안철수 전 대표도 전날 개헌 로드맵을 제시, 이전보다 한 단계 진전된 입장을 보인 상태이다.

오찬을 마친 후 손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이 개헌 당론을 결정하고 안철수 전 대표도 이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아주 크게 환영을 한다"며 "개헌은 우리나라 대세다.

그것을 국민의당에서 받아들인 것은 아주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헌법재판소 의결이 빨라져서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고 그러면 거기에 대한 대안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한다는 것도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향후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대해선 "개헌과 당(黨) 이런 것 하고는 좀 별개"라면서도 "개혁세력이 크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고 그렇게 해서 새로운 나라 만드는 것은 제가 진작부터 얘기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전 대표와 추가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개헌 문제와 우리나라를 바꿔가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생각"이라며 "우리나라 정치에 커다란 변화가 곧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미래 제1당인 민주당이 찬성하지 않으면 개헌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 당에서도 추진하겠지만, 국회 개헌특위가 구성됐을 때 여러 난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등 민주당 내 개헌 세력과 접촉할 계획에 대해선 "거기도 자주 연락한다"며 "지금은 미래의 제1당인 민주당에서 어떻게 나오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대표의 국민의당 입당과 신당 창당 등에 대해선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대표가 '안 전 대표가 개헌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저도 수차례 얘기했고 어제 그런 것을 얘기하기로 사전 논의가 돼서 오늘 한 번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손 전 대표와의 회동 직전에 개헌 당론이 결정된 것이 "우연의 일치"라며 "손 전 대표와 저의 만남을 위해서 당론 결정이 이뤄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개헌 당론 결정이 '제3지대' 형성을 촉발할지에 대해선 "정치권이 그렇게 빨리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탄핵이 언제 인용될 것인지 헌법재판소의 결정사항을 보면서 정치권이 움직여지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10월 말 정계에 복귀한 손 전 대표를 향해 대선 후보 경선 참여나 당 대표 출마 등을 공개적으로 권유하며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왔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