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국정교과서 '제1가치'는 대한민국 정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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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판수위 높아지고 서술분량도 늘어
[ 김봉구 기자 ]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의 제1가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이었다. 그 반작용으로 북한에 대한 비판적 서술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교과서는) 역사적 사실과 헌법 가치에 충실한 대한민국 교과서로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여러 종류의 (검정) 역사교과서가 있지만 대부분 편향된 이념에 따라 서술돼 있는 등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금의 역사교육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에 맞춰 열렸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1시20분 전용 웹사이트에 전자책(e북) 형태의 중학교 역사 1·2, 고교 한국사 등 3종의 국정교과서 검토본을 공개했다.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본을 확정하기 위한 절차다.
이 장관은 국정교과서의 주요 특성 가운데 첫 번째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꼽았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면 미래 대한민국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힘줘 말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대한민국 수립’으로 표현이 바뀐 부분과 관련해선 “기존 교과서에서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북한은 ‘국가 수립’으로 표현하던 문제를 ‘대한민국 수립’과 ‘북한 정권 수립’으로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반대급부로 북한에 대한 서술은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분량도 늘었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과 군사도발 상황, 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했으며 북한이 3대 세습독재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삶과 자유가 억압됐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검토본 명칭을 통용되는 국정교과서 대신 정통성을 강조한 듯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지칭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국정교과서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방침을 한층 구체적으로 천명했다.
김 위원장 역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첫 번째로 들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임을 명확히 서술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국가 수립, 북한은 정권 수립으로 구분했다”고 풀이한 뒤 “북한의 핵 개발과 군사도발, 인권 문제도 상세히 서술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함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균형 있는 서술 △주변국 역사왜곡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배양 △최신 연구성과 반영과 학생 흥미 유발 및 학습효과 고려 등을 국정교과서의 주요 특성으로 들었다.
그는 “오늘 공개하는 검토본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개발이 진행 중인 교과서”라며 “검토본 공개기간 동안 제기된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영상=김광순 한경닷컴 기자 gasi0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