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이 도입한 유럽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이 수락검사에서 어뢰를 포함한 공격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채 최대 비행시간 평가를 했다고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11일 지적했다.

김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영국 현지 수락검사 당시 와일드캣은 '디핑소나'(음파탐지기)만 장착하고 최대 비행시간을 측정했다.

이를 토대로 방사청은 와일드캣이 디핑소나만 장착하면 3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고 디핑소나와 어뢰 1발을 탑재할 경우 2시간 이상, 대함미사일 2발을 장착하면 2시간 30분 이상 비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와일드캣에 디핑소나만 장착한 채 최대 비행시간 평가를 한 데 대해 방사청은 "작전요구성능(ROC)에 디핑소나 장착 기준 최대 체공시간만 명시돼 있고 현장에 어뢰가 없었다"는 입장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와일드캣 ROC에 무장 장착 기준 최대 체공시간을 반영하지 않은 탓에 무장을 한 와일드캣의 최대 비행시간은 상당히 짧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대 탑재 중량이 1천683kg인 와일드캣에 디핑소나(387kg)와 어뢰 2발(600kg)을 모두 장착하고 승무원 3명(238kg)까지 탑승할 경우 탑재 가능 연료는 최대 458kg"이라며 "방사청이 제시한 1분당 연료 소모량 5kg을 대입하면 실제 작전가능시간은 최대 1시간 30여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와일드캣 제작사가 작년 3월 방사청에 제출한 문건에 해상작전헬기가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함정으로 복귀하는 데 드는 시간을 각각 27분으로 설정한 점을 감안하면, 이동 시간을 제외하고 실제 대잠작전이 가능한 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탐색과 타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게 불가능한 성능미달 헬기가 도입된 셈"이라며 "사업 부실의 핵심인 ROC 설정 단계에 개입한 합참과 국방부 관계자를 조사하고 적절한 ROC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