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연동 난항에 광고 부진…게임·SNS 등 모바일 영역도 고민 커

10월 1일이면 국내 IT(정보기술) 업계의 대표 '기대주'였던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법인이 출범한 지 2주년이 된다.

인터넷 서비스의 중심이 모바일로 대거 옮겨가던 2014년에 성사된 이 합병은 큰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1등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트래픽을 장악한 카카오와 검색 서비스를 갖춘 2위 포털 다음이 손잡는 만큼 광고·게임 등 수익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4년 당시 PC 서비스가 주력이던 네이버를 제치고 모바일 시대의 새 최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측도 적잖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 합병 법인인 카카오는 그러나 이런 기대에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메신저와 포털의 시너지(동반상승) 효과는 아직 불명확하고 매출 면에서 최대 라이벌 네이버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졌다.

게임·SNS(사회관계망서비스)·동영상 등 모바일 시대의 주요 격전 분야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한 상태다.

◇ 서비스 통합 난항…'광고 대박' 꿈 멀어져
최대 골칫거리는 온라인 서비스의 '핵심 돈줄'인 광고다.

카카오톡 이용자 수천만명을 뉴스·검색 등 다음 플랫폼으로 유입시켜 광고 매출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는 애초 예측이 빗나갔다.

카카오톡·다음의 순조로운 통합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실시간 검색창 '샵(#) 검색'과 관심사별 콘텐츠 페이지인 '허브' 등을 넣으며 '메신저·포털' 혼합 모델을 정착시키려고 했지만 사용자의 열띤 반응은 얻지 못했다.

결국 카카오·다음이 따로 놀며 다음 검색·다음 쇼핑·카카오톡 광고·카카오톡 채널 광고 등의 광고 상품도 쪼개져 성장 순풍을 타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PC 검색 광고의 압도적 1위인 네이버가 약체였던 모바일 검색 광고도 빠르게 공략하면서 양사의 광고 매출 차이는 더 벌어졌다.

작년 2분기 네이버는 5천586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려 카카오(1천507억원)의 약 3.7배였다.

올해 2분기에는 이 격차가 5.3배로 뛰었다.

회사 전체의 작년 매출로 보면 네이버(3조2천512억원)가 카카오(9천322억원)의 3.5배에 달한다.

◇ 모바일 경쟁력도 '고심'
게임·SNS 등 모바일 주요 분야도 난관이 많다.

카카오톡 사용자층을 업고 성장한 카카오 게임은 스마트폰 플랫폼(서비스공간) 사업자인 구글·애플의 견제가 계속 커지고 있다.

한때 최정상 SNS였던 카카오스토리도 젊은 층 중심의 페이스북에 1위 자리를 내줬고 트위터·인스타그램보다도 활기를 잃었다는 평이 나온다.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카카오 TV와 다음TV팟은 구글 유튜브·네이버 TV캐스트·페이스북 등 주요 경쟁자에 비해 아직 '마이너'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회사의 간판 서비스인 카카오톡도 고민이 크다.

한국에서는 압도적 1위의 메신저지만 국외 사용자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4천900만명에 불과해 '내수용'이라는 족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쟁사 네이버의 라인 메신저가 일본·태국 등 외국에서 10억명 이상 사용자를 거느리고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모바일 메신저에 집중하자 종전 다음 포털의 트래픽이 나빠지는 '들쭉날쭉'식 악재가 나타났다.

각 사업 부문이 따로 움직이면서 전체 사업 모델이 혼선을 겪었다는 평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트래픽을 얼마나 다양한 광고 모델에 연결해 당장 수익성을 개선할지가 현재의 관건"이라며 "임지훈 대표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때 '광고 모델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연말~내년 초 긍정적 변화가 나올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합병 당시인 2014년 10월1일 카카오(당시 다음카카오)의 주가는 16만6천500원이었지만, 27일 기준 8만3천600원으로 약 절반이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