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곳곳에서 잡음·수익 창출 더뎌…기존 서비스도 보완 필요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지 1년 만에 임지훈(36) 신임 대표이사를 파격적으로 선임하며 또 한 번의 체제 전환을 예고했다.

당시 회사를 이끌던 최세훈, 이석우 공동 대표는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30대의 최고경영자(CEO)에 카카오의 미래를 맡겼다.

임 대표는 이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언제든 제공하는 서비스 개념인 '온디맨드'(On-Demand)를 내세웠지만, 신사업 부진, 광고 수익 침체 등으로 위기감이 적잖다.

◇ 시작은 '파격'이었지만…젊은 CEO의 무거운 어깨
임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NHN,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컨설팅·투자 업무를 주로 맡았던 젊은 엘리트다.

2012년부터 투자전문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서비스가 가진 미래 성장 가치를 발굴해 투자하는 통찰력, 뛰어난 안목 등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임 대표는 서비스가 나오기 이전이라도 '사람'을 보고 판단하는 투자로 후한 점수를 얻었다.

국민 게임인 '애니팡'을 초기에 발굴해 성과를 낸 것은 유명하다.

임 대표 체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그는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O2O)과 게임·포털 등 주요 사업 부문에 부사장급 전담 임원을 배치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종합 음악 콘텐츠 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회사 '포도트리' 등을 인수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확대한 것도 주요 성과다.

그러나 카카오가 내세운 O2O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은 발목을 잡는다.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헤어샵' 등 신사업이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곳곳에서 부딪히는 O2O 사업…수익 창출은 언제쯤?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 이후 '새로운 연결, 더 나은 세상'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며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O2O 사업에서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 헤어샵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샵' 등을 출시했으며 '카카오파킹', '카카오홈클린'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상생·협력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에도 카카오의 O2O 사업은 곳곳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기존 사업자의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택시'는 택시 호출 산업 전체 규모를 키웠지만, 중소 콜택시 업체의 수익성을 약화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카카오드라이버'를 둘러싼 갈등은 법정으로 번졌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O2O 서비스가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서비스를 안착시키기까지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떨어지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O2O 사업이 수익을 내려면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며 개별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한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지진에 메신저 마비 악재…"경쟁력·역량 강화 필요"
성장 동력을 찾는 것 외에 기존 서비스 보완도 필요한 시점이다.

간판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2시간 가까이 접속 불능 등 전국적 장애를 겪었다.

당시 지진의 영향으로 통신망 문제가 있었고 안부 메시지 등으로 인해 트래픽(서비스를 쓰려는 사용자의 수)이 폭등하면서 서버에 오류가 생겼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예상 못 한 자연재해라고 해도 24시간 실시간으로 쓰는 메신저가 대규모 장애를 겪었다는 사실은 서비스 신뢰도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에서는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서 새로운 사업의 방향을 수립하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카카오는 현재 기본적인 역량 강화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측은 "시스템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고 긴급 장애 대응방안을 재정비해 가장 긴급한 위기 순간에도 힘이 되는 카카오톡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