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스테그네이션…금리로 성장 이끌어야"
"미국도 금리 올리면 안돼…올리면 곧 다시 내려야 할 것"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으며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단번에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뉴욕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경제성장을 위한 한국은행의 과감한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손 교수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이유로 이미 한국이 스테그네이션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들었다.

장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금융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금리를 내리더라도 찔끔찔끔 내리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0.25%포인트씩 내리는 것은 성장을 위한 카드를 낭비하는 것"이며 "과감히 내려야 정책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말도 덧붙였다.

즉 '금리를 인하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 중 2%만 실제 금리 인하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 98%는 심리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심리를 움직일 정도로 큰 폭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결정 때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이들 문제는 관련 규제를 강화해 풀어야 하며, 이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미국도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펼쳤다.

현재 미국도 스테그네이션에 접어들었으며,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게 아니라 디플레이션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머지않아 다시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며 앞으로 발표될 지표에 영향받을 것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문제를 설비투자 부진으로 꼽았다.

기업들의 경기에 대한 확신이 약하기 때문에 과감한 설비투자를 하지 못하고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봤다.

이는 고용지표 개선으로는 연결되지만 미국의 장기 성장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