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1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과거와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중앙은행 위원들의 잇단 매파적 발언에 2%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박소연 연구원은 "양적완화를 시행 중인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 한계에 도달했고, 조만간 점진적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미국이 두 번째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데, 일본과 유럽까지 긴축에 가담한다면 유동성으로 지탱됐던 세계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증시는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미 중앙은행 의장의 테이퍼링 발언, 2014년 3차 양적완화 종료, 2015년 금리인상 등으로 폭락장을 경험했다. 세 번 모두 긴축을 단행하면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으로, 기대 인플레이션과 장기채 금리가 급락했다. 긴축을 했는데 되려 금리는 빠진 것이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에는 장기채 금리는 큰 폭 상승한 반면 2년 단기채 금리는 거의 변화가 없다"며 "확연히 다른 것이다"고 했다.

신흥국의 재정 균형과 외환 통제 등으로 위험이 크게 줄었고, 12월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해도 속도는 매우 느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조정은 파는 조정이 아니라 사는 조정"이라며 "지수 자체의 낙폭도 1~2%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9월 연방공개시장원회(FOMC)에서 완화적인 태도를 확인하고, 신흥국 위험지표 중 하나인 위안화의 안정적 움직임이 확인되면 시장은 재차 우상향할 것으로 봤다.
여전한 美 금리인상 불안감…"이번엔 다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