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브렉시트 찬성여론 우세…현실화땐 영국 증시 연간 25% 하락할 듯
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와 14~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거나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는 ‘발 등에 떨어진 불’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럽연합(EU) 잔류 지지가 45%, EU 탈퇴 지지가 55%로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10%포인트가량 높았다. 블룸버그 등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잔류와 탈퇴가 박빙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한다면 영국 경제는 상당 기간 불황에 노출될 수 있다. 미국 경제 주간지 배런스는 교역 감소와 외국인 투자 위축 등으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2~3년 안에 2~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린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파운드화 가치는 약 10%, 영국 증시는 연간 25% 하락(통화가치 하락분 포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투표 결과가 잔류로 확정되면 영국 증시는 약 6% 상승할 수 있다고 메릴린치는 내다봤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잔류를 전제로 유럽 증시에 투자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이 영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Fed의 금리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5월 신규 일자리 수가 5년 반 만에 최저치로 줄어드는 등 쉽게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금리 인상은 하반기까지 꾸준히 지켜봐야 하는 변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면 신흥국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달러 연계 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테크 성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통화정책”이라며 “23일 브렉시트 투표와 26일 스페인 총선, 11월 미국 대선 등 글로벌 이벤트를 눈여겨보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