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끈질긴 의회 설득 노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 의원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태워 아시아를 순방 중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에어포스원에 함께 탄 의원은 민주당 델라웨어주의 톰 카퍼 연방상원의원과 같은 당 텍사스주의 요하킨 카스트로, 비토 오로케 연방하원의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퍼 의원은 상원에서 TPP 비준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TPP ‘동지’로 분류된다. 오로케 의원도 지난해 6월 하원이 TPP 체결의 선결법안으로 꼽히는 무역촉진권한(TPA) 부여법안을 처리할 때 민주당에서 찬성표를 던진 28명의 의원 중 한 명이다.

카스트로 의원은 하원에서 TPA법안을 처리할 때 반대표를 행사한 208명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도시주택개발부 장관으로 일하는 훌리안 카스트로의 동생이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은 연내 하원에 TPP 비준안이 상정됐을 때 카스트로 의원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로 본다”며 “그가 TPP 주요 회원국인 베트남과 일본을 돌면서 협정 효과와 중요성을 스스로 느끼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미국 의회가 연내 TPP 비준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공화당 대선주자와 민주당 대선주자로 각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TPP에 부정적인 데다 연방상·하원 의원도 TPP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선뜻 비준을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레임덕 기간(대통령선거일 직후부터 차기 대통령 취임일)에 의회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TPP법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지난 18일 ‘TPP에 대한 경제적 효과분석 보고서’에서 TPP 발효 시 15년 후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15%(425억달러), 고용은 0.07%(13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