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사모곡 - 감태준(1947~)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밤길 걷는 이에게 그보다 큰 위안이 있을까? 슬하의 자식들을 모두 품어 안는 어머니, 가장 못난 자식을 더 사랑해주던 어머니, 죽어서도 눈 감지 못하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저 공중을 올려다보면 뼛속까지 환한 밤을 품고 계시는 게 보인다. 아카시아꽃 향기 코를 찌른다. 어머니와 함께 꽃길을 걷고 싶지만 어머니는 없다. 5월이면 달처럼 둥글어지는 그리움이여! 나를 밤으로 빚어주면 안 되나! 이제 어머니의 길 더 환하라고 깊은 어둠이고 싶다. 단 하루만이라도!

이소연 시인(2014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