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 오페라하우스 개관작으로 초청받은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
중국 하얼빈 오페라하우스 개관작으로 초청받은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
지난 18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회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DIMF의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오는 8월 문을 여는 중국 하얼빈 오페라하우스의 첫 번째 해외 초청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같은 달 개관하는 상하이 훙차오아트센터에서 20회 장기 공연을 하기로 한 데 이은 겹경사다. 중국에서 새로 문을 여는 대형 공연장에 개관작이나 첫 해외 작품으로 초청받을 만큼 ‘투란도트’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하얼빈 오페라하우스는 연면적이 7만9300㎡에 달하는 곳으로 중국 내 공연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중국 공연은 국내 창작뮤지컬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대구 뮤지컬·오페라 해외로

대구가 ‘공연 한류 중심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뮤지컬뿐 아니라 클래식, 오페라 등 다양한 분야의 대구 공연예술단체가 잇따라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9월 창단 52년 만에 처음 유럽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의 본고장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3개국에서 8박10일간 순회공연을 한다. 이들이 공연하는 무대는 유럽에서도 ‘꿈의 공연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베를린 필하모니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골든홀, 체코 프라하의 스메타나홀은 세계 거장들이 선호하는 무대로 꼽힌다. 이형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유럽 음악의 중심지에서 교향악 향연을 펼치게 됐다”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도 독일 무대에 선다. 6월 독일 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때 대구시민오페라단의 공연을 눈여겨본 독일 극장 측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공연료뿐 아니라 항공료를 포함한 교통비와 체류비 등을 모두 부담하는 조건으로 초청했다.

국내외 관객도 대구로 몰려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4년 기준 인터파크 광역시별 공연 실적’에 따르면 대구가 269억1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부산(232억2000만원)보다 앞섰고 대전(95억3000만원), 광주(81억8000만원)의 3배 정도다.

대구오페라하우스 年 10만 관객

이 같은 성과는 오랜 시간 끊임없이 개발해온 문화 콘텐츠 덕분이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DIMF는 창작 뮤지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족하던 초창기부터 창작 뮤지컬을 꾸준히 선보였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도 자체 콘텐츠 개발에 나서며 아시아 최고 오페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탄탄한 인프라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유일한 오페라 전용 단일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대형 무대와 최첨단 음향시설로 입소문이 났다. 이 때문에 연간 10만명에 달하는 관객이 몰리고 있다.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수성아트피아 등 1000석 이상 실내 대공연장도 11곳에 이른다. 11곳의 총 객석 수는 2만7440석에 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5 문예연감’에서 “대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각 문화시설에서 고르게 공연과 전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구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공연산업 육성을 핵심 문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체부는 대구 공연산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지난해 대구를 문화도시·문화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부문을 폭넓게 지원해 ‘문화의 힘’이 넘치는 창조적인 공연문화도시로 발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