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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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 se_media@mckinsey.com >
한국에서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면 글로벌 팀이 먼저 리스크를 진단하기에 바쁘다. 급박하게 상황을 점검해 해외에 전하다 보면 오히려 차분한 국내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북한과의 긴장 상황을 보며 삼국지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유비가 죽은 후 촉나라는 경험과 지략이 부족한 어린 아들 유선에게 맡겨진다. 사방팔방 적에 둘러싸인 촉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촉의 재상 제갈량은 이런 혼란한 상황을 소수의 핵심 위험요인으로 단순화했다. 각각의 위험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해 깊은 통찰력으로 이를 해결해 나간다.
남쪽의 코끼리 군대는 이 지역 사람들이 의심이 많다는 것에 착안, 게릴라 전술로 내부의 분열을 조장한다. 서쪽의 위군 주력 기마 부대는 적장이 반역자임을 이용해 적장의 가장 친한 친구를 아군의 수장으로 삼아 방어토록 한다. 동북쪽 적들은 한 진입로를 통해 촉으로 진격할 수 있기에 이를 막기 위한 성을 구축한다. 서북쪽 군대는 그 지역의 영웅에게 일임, 방어토록 한다. 마지막으로 오나라 대장은 천성이 신중해 먼저 나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 오나라와 연합을 맺는다.
모든 기업과 국가에 제갈량이 있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위험 대비를 위해 그 종류를 나누는 작업이 먼저다. 위험은 해당 기업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게 있고, 불안만 조장하고 실제 영향은 적은 것이 있다. 후자는 위험이라기보다 불확실성에 가깝다. 직접 영향을 주는 위험은 해당 기업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북한 리스크’가 후자의 좋은 예일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은 우선 예상 시나리오를 만든다.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 조직은 어떻게 가동할 것인지도 정의한다. 조직원에 대한 행동 지침은 간단명료할수록 좋다.
하지만 목적에 맞는 핵심은 고수한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되 중요한 것은 놓치면 안된다(Things should be as simple as possible but not simpler)”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원식 <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 se_media@mckinse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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