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생수시장…백두·한라산 물이 이끈다
생수 ‘백두산 백산수’를 판매하고 있는 농심은 최근 TV 광고를 바꿨다. 브랜드명을 반복적으로 소개하던 기존 광고와 달리 새 CF에서는 ‘백산수에는 몸에 좋은 실리카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며 효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수시장의 성장으로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이나 브랜드뿐 아니라 제품이 몸에 얼마나 좋은지를 구매 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성호 농심 상무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들어 있는 유효 성분을 꼼꼼히 따지기 시작하면서 몸에 좋다고 알려진 화산암반수로 만든 생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생수시장은 53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5% 성장했다.

물오른 생수시장…백두·한라산 물이 이끈다
올해 총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해 62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닐슨코리아는 내다봤다. 2009년 3300억원과 비교하면 6년 만에 두 배가량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남양유업, 동아오츠카, 팔도가 새 제품을 내놓고 에비앙, 피지워터, 볼빅, 아쿠아파나, 노르딕 코이뷰 버치샙 등 다양한 해외 유명 생수가 들어오면서 판매되는 제품 종류가 많아졌다.

국내 생수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백두산과 한라산 등 화산지역의 물을 사용하는 ‘화산암반수’ 제품들이다. 대표적 화산암반수인 제주 삼다수는 올해 1~10월 45.2%의 점유율을 기록해 압도적인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판매하는 이 제품의 매출은 2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제품은 농심의 백두산 백산수였다. 백산수는 5.6%의 점유율로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8.0에 이어 3위지만 매출 증가율은 30.0%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백산수 273억원어치를 판매한 농심은 올해 4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백두산 인근 중국 지린성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 있는 백산수 2공장이 지난 10월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10년 안에 올해보다 10배 많은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화산층을 이루고 있는 프랑스 오베르뉴 지역을 수원지로 하는 수입 브랜드 볼빅도 0.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다수, 백산수, 볼빅 등 화산암반수 3종의 총 점유율은 51.2%로,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었다.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이 생수 제품의 효능을 중시하면서 화산암반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화산암반수는 화산지대에 있는 현무암을 오랜 기간에 걸쳐 통과하면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각종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이다.

수질 분석 전문가인 신호상 공주대 교수는 “국내에서 시판 중인 17개 생수 제품을 분석한 결과 백산수와 볼빅에 미네랄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산수에는 치매 예방에 좋은 실리카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개발공사 측도 “제주 삼다수에는 혈당을 낮추는 효능이 있는 바나듐 성분이 다른 생수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