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개점 목표…외국인 대상 일본 시내면세점 2호
매장 늘려 2025년 일본 면세점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롯데그룹이 일본 도쿄(東京)에 시내 면세점 을 연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의 움직임을 좇아 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대표 이홍균)은 도쿄도(東京都) 중심가인 긴자(銀座)에 내년 봄 시내 면세점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9일 도쿄에서 열린 한국 언론사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밝혔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면세점 매장은 일본 부동산업체 도큐(東急)부동산이 긴자에 건설 중인 11층짜리 상업용 건물의 8∼9층을 임대해 약 1천337평(약 4천420㎡)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내년 봄에 매장을 열면 이 면세점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이나 국외 여행 예정인 일본인을 상대로 한 일본 내 두 번째 시내 면세점이 될 전망이다.

현지 유통업체인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홀딩스도 긴자에 면세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것이 일본의 1호 시내 면세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긴자 면세점을 위해 매장을 10년간 임차했고 패션·보석·화장품 등 주요 업체와의 계약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중소기업 상품도 긴자 면세점에서 일부 판매될 예정이다.

현재 시내 면세점 개장의 화룡점정(畵龍點睛)에 해당하는 물품 인도장을 도쿄 하네다(羽田)공항과 나리타(成田)공항에 확보하기 위해 당국과 원만하게 협의 중이라고 롯데 측은 밝혔다.

도쿄 시내 면세점 사업은 작년 11월 설립된 호텔롯데의 일본 내 자회사 '롯데 듀티프리 재팬'(일명 롯데면세점 재팬, 법인장 김준수)가 담당한다.

호텔롯데는 롯데 듀티프리 재팬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가 도쿄에서 면세점 사업을 하려는 것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장차 외국 여행의 축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길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은 2013년에 1천만 명을 돌파했으며 2년 만인 올해 2천만 명 달성을 내다볼 정도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일본 면세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성장세가 급격하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은 240만여 명으로 대만인, 한국인에 이어 3위였는데 올해는 1∼9월 사이에만 중국인 383만여 명이 일본을 방문해 대만인과 한국인을 크게 제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436만여 명으로 아직은 일본에 간 중국인보다 많지만,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 시내 면세점은 롯데가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발판으로서 추진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개점 2년 차인 2017년 긴자 면세점의 매출 목표를 약 2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2017년에 도쿄와 오사카(大阪)에 면세점을 새로 열고 2020년 이후에도 면세점을 추가 개설해 2025년에 일본 면세 시장에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중장기 롯데면세점의 목표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