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학교폭력 및 왕따 사건들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다.

최근에도 초등학교 3학년인 한 자폐학생이 친구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고,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집단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은 1만9521건이었다. 신고·심의가 안 된 걸 더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정부도 학교폭력 제로 환경 조성을 국정과제로 내걸었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했다. 지난달부터 인성교육종합계획을 수립해 전국 1만2000개 초·중·고등학교에 인성교육과정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또 체험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교와 사회의 주요 쟁점을 뮤지컬이나 연극 등으로 기획하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성교육 정착을 위해선 가족과 사회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은 국가의 근본이다. 가정교육은 국가교육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인성교육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되고, 올바른 가정교육이 올바른 국가인재를 기른다.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아버지께서 밥상에 앉으시기까지 기다렸고, 웃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어야 우리도 식사를 시작했다. 가족과의 저녁식사는 절제와 배려, 어른에 대한 예절을 배우는 자리이자 가족 간의 유대감을 키우는 자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족끼리 밥을 먹기는커녕 함께 있어도 대화가 단절된 경우가 적지 않다. 식사는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마음을 나누는 수단이다. 처음 본 사람과도 식사를 한 번 같이하면 뭔가 소통이 된 것 같고, 친근감을 갖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와 사회 교육만으로는 아이들에게 인성을 가르칠 수 없다. 국가의 근본인 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바쁜 현대사회에서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함께 식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오늘 하루만큼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같이하면서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 어떨까.

정우택 < 국회 정무위원장 wtc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