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본래 이 지역의 큰 고을인 강릉(江陵)의 ‘강(江)’자와 원주(原州)의 ‘원(原)’자를 딴 지명이다. 이처럼 강원도의 대표적인 도시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해온 원주는 33만명의 인구가 밀집한 강원도 내 최대 도시로서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2000년대 이후 춘천시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ITX청춘열차 개통 등으로 서울에서 오가기 편리해진 춘천이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강원원주혁신도시 전경
강원원주혁신도시 전경
하지만 2013년 말 강원원주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원주는 도내 제1 도시이자 대표적인 친환경 혁신도시로 다시 한번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한적십자사, 대한석탄공사 등 4개 기관이 입주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들어서는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이 차례로 혁신도시에 입주했다.

또 연말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도로교통공단 등이 입주를 완료해 혁신도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총 12개 공공기관이 강원원주혁신도시에 입주하면 공공기관 직원 4374명을 포함해 약 3만명의 새로운 인구가 터전을 잡는 것은 물론 새 상권 형성과 인근 지역 개발로 원주 경제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원 원주 혁신도시] 관광&건강기관 모였다…원주 "친환경 수도 도약"
강원원주혁신도시는 국립공원 치악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어떤 혁신도시보다 빼어난 경관과 맑은 공기를 자랑한다. 특히 혁신도시 동남쪽에 자리 잡은 관광공사와 광물자원공사, 광해관리공단, 건보공단 등의 건물에서는 치악산의 웅장한 경치가 한눈에 보인다. 도보로 5분여밖에 걸리지 않아 식사 후 ‘치악산 산책’이 가능할 정도다.

강원원주혁신도시는 지역의 이런 특성을 살리기 위해 혁신도시 브랜드를 ‘푸른숨’으로 지었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가 푸르다는 뜻으로 친환경과 생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혁신도시 동쪽에서 북쪽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에는 수변공원을 조성, 시민의 휴식을 배려하는 등 혁신도시 전체를 시민의 건강과 회복 공간으로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

빼어난 경관과 청정 환경에 비해 쇼핑 등 생활편의시설은 미흡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혁신도시 인근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개장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혁신도시 내부에 이마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생활 편의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도시 내 초등학교 수도 현재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늘어나 교육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 자녀와 함께 혁신도시로 이주한 한국관광공사 직원은 “어린 자녀와 함께 자연환경을 만끽하면서 살기엔 최고의 도시”라며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 여건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본래 원주는 영동고속도로 만종IC에서 20여분, 중앙고속도로 남원주IC에서 10분 거리에 불과해 수도권에서 다니기 수월한 편이다.

최근엔 혁신도시 외곽순환도로 중 서부지역 절반이 개통돼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다니기가 훨씬 편해졌다. 외곽도로가 연결돼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약 10분이면 혁신도시에 진입할 수 있다. 기존 서울 강남에서 1시간30분가량 걸리던 이동시간이 외곽도로가 개통돼 1시간10분으로 단축됐다.

다만 기차 이용은 아직 불편한 점이 많다. 혁신도시 동남쪽에 있는 반곡역은 오래된 간이역으로 기차가 하루에 오전 출근시간대 한 번, 오후 퇴근시간대 한 번 등 총 두 번 정차할 뿐이다. 하지만 원주시의 최대 숙원인 수도권 전철 연장 사업으로 여주~원주 간 21㎞ 연결 구간이 개통되면 원주에서 서울 강남까지 1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형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강원혁신도시사업단장은 “수도권 전철 연장 사업이 완료되면 강원원주혁신도시는 가장 교통환경이 좋은 혁신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