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스포츠산업은 매력적 투자시장…글로벌 강소기업 키울 것"
“전문적인 상품과 투자 전례가 없었을 뿐 스포츠산업은 50조원대에 육박하는 매력적인 투자시장입니다. ‘한국형’ 스포츠기업의 특성에 맞는 매력적인 투자상품을 만들어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스포츠산업 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UTC인베스트먼트의 박근용 대표펀드매니저(41·상무·사진)는 국내 스포츠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던 환경에 대해 “스포츠가 투자상품으로 인식되기엔 산업적 생태계 조성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88년 투자자문사로 출발한 UTC는 1998년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해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투자에 주력했던 회사다. 최근 10년간 투자조합 15개와 기업 구조조정조합 8개, 한국벤처투자조합 2개, 기업재무개선 PEF(사모펀드) 1개 등 총 53건 5200억원 규모의 투자운용을 통해 7012억원을 회수했다. 내부수익률(IRR) 26.6%의 초과 수익을 달성해온 것이다.

박 대표매니저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스페인 IE 비즈니스 스쿨에서 스포츠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UTC인베스트먼트에선 PE운용본부 리더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스포츠산업펀드 운영을 기획, 총괄하고 있다.

UTC인베스트먼트가 내세우는 스포츠산업 펀드의 이름은 ‘유티씨 스포츠1호 펀드’. 장기적으로 국내 스포츠산업 투자펀드를 대표하는 선진화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1호’를 펀드 이름에 붙였다. 그는 “2호, 3호 등 더 많은 투자펀드를 시장에 선보여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대표 스포츠기업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스포츠산업의 가능성을 엿본 건 늘어나는 생활체육 참여 인구와 급격한 노령화 등의 사회현상 때문이다. 그는 “스포츠만큼 관련 종사자와 기업체 수가 많은 산업이 없다”며 “엘리트 선수부터 생활스포츠지도자까지, 에이전트에서 이벤트 기획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강한 성취욕과 도전의식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스포츠계만큼 산업규모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업체가 부족한 산업도 드물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스포츠의 폭넓은 비즈니스 확장성을 개별 기업의 특성과 잘 연결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 대표매니저는 “좋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IT, 헬스케어, 모바일 등의 역량을 투입해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전략을 구체화한다면 투자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다국적 스포츠그룹 IMG는 타이거 우즈와 로저 페더러 등의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관리하며 글로벌 선수 에이전트업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1만2000여명의 스포츠 유망주를 육성하는 것 외에도 전 세계에서 600여개 이상의 스포츠 대회 운영과 글로벌 콘퍼런스 개최, 스타디움 운영권 사업, 선수 자산관리 서비스 등 스포츠 전 영역에서 통합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하고 있죠. 이 모든 게 적절한 투자구조 설정으로 서비스 영역의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한 결과입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특정 영역에 국한된 스포츠산업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스포츠마케팅, 미디어, 교육, 기타 서비스를 망라한 종합 스포츠플랫폼 기업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단순 투자운용사 역할을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로 이종사업 간 접점을 연결해 성장 동력을 키우는 역할도 하겠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국내 스포츠의 산업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라 단기 수익성 상품과 더불어 산업적 저변을 확충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나 공익 프로젝트 등에도 투자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