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모멘텀 공백기…2120선 지지력 테스트
22일 코스피 지수는 2120선 지지력을 테스트하며 2130선 재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모멘텀(상승동력) 공백으로 인해 주요 수급 주체의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을 점치긴 힘들어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로 인해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덜어진 가운데 8일째 이어진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지속될 지 여부가 관심이다. 또한 15일째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 물량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심해진 현재 증시 상황에서는 지수의 방향성을 보고 투자하기 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을 바탕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美 증시, 부진한 경제 지표에도 상승 마감

간밤 뉴욕증시는 부진한 경제 지표 소식에도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서 미국중앙은행(Fed)이 조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우려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4포인트(0.00%) 오른 1만8285.7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97포인트(0.23%) 상승한 2130.8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9.05포인트(0.38%) 오른 5090.79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4월 기존주택판매건수는 전달보다 3.3% 감소한 504만건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인 523만건을 밑돌았다.

제조업 경기를 알 수 있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53.8을 기록했다. 역시 전문가 예상치(54.6)를 하회했다.

고용지표도 좋지 않았다. 미국의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7만4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건 증가했다.

부진한 경제 지표로 인해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둔화된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 의장의 연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시사점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 '관심'…낙폭과대株, 주목

전문가들은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 외국인의 매수 기조 강화와 기관 매물 약화는 필수적이지만 분위기가 낙관적이진 않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과거 4번의 저점에서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약 10조원이 유입됐는데, 최근 저점(1882포인트·2015년 1월6일)에서 현재까지 순매수 금액은 8조7000억원으로 1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임계치에 임박하고 있다는 것.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외국인의 추가 순매수는 달러의 방향과 유럽계 자금 행태를 고려할 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달러 강세 상황에선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결국 9월 금리 인상 논쟁이 부각될 때 달러가 강세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안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유럽계 자금의 순유입 상황도 녹록치 않다. 그는 "1,2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 시행 이후 유럽계 자금이 국내증시에서 4개월 이상 매수세를 이어간 적은 없다"면서 "현재 3개월 연속 순유입된 상태로 3,4월에 비해 5월 매수 유입이 크게 둔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관 매물도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상단에 위치한 현재 지수 상황에서 기관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매물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전고점을 뛰어넘는 2200선 돌파 등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을 확인할 수 있는 재료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수급 주체의 매수 공백으로 인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현재 장세에서는 지수의 방향성에 베팅하기 보다는 개별 종목별로 압축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에서 종목별 수익률 차별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를 가진 종목과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한 종목에 대한 '투트랙' 전략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은 가격 메리트가 있는 업종으로 자동차·부품, 조선, 보험, 건설, 금속·광물, 은행,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에너지 등을 꼽았고, 중장기 성장성이 확보된 업종으로는 증권, 미디어, 화학, 음식료, 생활용품 등을 제시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의료(바이오), 생활용품, 미디어 업종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 재평가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며 "꾸준히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