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자국 전투기가 발트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를 위협했다는 미국 주장을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난 7일 발트해 상공에서 러시아 영공으로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접근했으며 러시아 공군 소속 SU-27 전투기가 출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SU-27이 정체불명 비행체의 소속 및 기종 확인차 몇 차례 선회 비행을 했다며 미 공군 소속 정찰기 RC-135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군 정찰기가 이후 항로를 바꿔 상황은 종료됐다며 위협비행을 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러시아는 나아가 오히려 미군 정찰기가 통신장치를 꺼둔 상태였다며 미국의 의도적 영공침범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7일 오전 자국 공군 소속 정찰기 RC-135가 국제 영공지역인 발트해 상공에서 통상적인 경로로 비행하고 있을 때 러시아 공군 소속 전투기 SU-27 한 대가 나타나 항로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당시 사태를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공식 및 외교적 경로를 통해 러시아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SU-27은 한때 RC-135에서 불과 수 미터 떨어진 곳까지 다가와 충돌위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발트해와 주변 지역에서는 서방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며 과거 냉전시대와 유사한 대치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발트해 상공에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 2대와 전투기 2대가 나타나 스웨덴 전투기가 출격해 저지한 바 있다.

앞서 17일에는 러시아 군용기들이 라트비아 영공으로 접근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기도 했다.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mtkh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