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3월30~4월3일) 국내 증시는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추세 상승 구간에서의 조정이어서 유동성 장세를 염두해 두고 경기민감주 등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많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2.76포인트(0.14%) 내린 2019.80으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전주 대비 0.86% 떨어졌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317억 원, 3698억 원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도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기관은 3710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지수가 2000선을 넘기면서 펀드 환매 요구가 커지면서 쏟아진 물량으로 풀이된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많이 일어난 구간을 보면 2009년 이후 현재 코스피가 위치한 2000~2050포인트 지수대에서 환매된 금액만 14조 원에 달한다" 며 "지수 범위를 1950~2050포인트로 확대하면 이 구간에 24조 원의 자금이 환매됐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각에 따라서는 이미 장기간 대규모 자금 유출로 그 만큼 환매 압력이 줄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환매 압력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주식형펀드 수익률의 의미 있는 개선이나 주가의 사상 최고치 돌파와 같은 기술적 신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즉, 환매 압력을 극복하고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환매를 압도할 만큼의 외국인 수급 보강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구간에서는 그런 징조가 없어 상승 속도가 둔화될 개연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를 기대할 수 있는 단기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바이오·정보기술(IT) 등 성장주에 대한 거품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위축되고 있으며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관망 심리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지난 1분기 실적 시즌이 '쇼크' 행렬에서 탈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실제 실적이 나온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대비 14.2% 상향 조정됐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상승한 상황에서 실적 시즌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4월초는 관망심리가 커질 전망"이라면서도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한국도 통화·재정 부양정책이 가동중이라 단기 모멘텀 약화 요인은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090원을 하회할 경우에 원화 강세 테마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