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영면에 들자 세계 지도자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리 전 총리의 타계에 애통함을 금치 못하며, 리셴룽(李顯龍) 총리를 비롯한 유가족과 싱가포르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의 친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9일 리 전 총리의 국장 참석과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총리 등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하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고인은 강력한 지도력과 정치적 재능을 가진 아시아의 전설적인 인물”이라며 “그가 집권하는 30여년 동안 싱가포르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리 전 총리의 타계는 싱가포르 국민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손실”이라고 말했다. 리 전 총리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부터 시 주석에 이르기까지 5명의 중국 최고지도자를 모두 직접 만났고,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고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조전을 보냈다.

서방 지도자들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 전 총리 타계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고인은 역사의 거인이자 아시아의 위대한 전략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