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임 이사장 선출에 반발하며 이사장실을 점거한 학생들이 이틀 만에 자진 해산했다. 그러나 이사장의 업무 개시를 계속 막겠다고 밝혀 당분간 갈등이 지속할 전망이다.

13일 동국대 등에 따르면 서울캠퍼스 본관 이사장실을 점거해온 총학생회 관계자 10여명은 전날 오후 11시께 학교 법인사무처가 이사장실을 폐쇄하면서 퇴거를 통보하자 점거농성을 풀었다.

학생들은 최근 새로운 이사장으로 선출된 일면스님이 자격 논란에 휘말린 총장 후보자의 선임을 강행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 11일부터 이사장실에서 출근 저지를 위한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전날 이사장실에서는 일면스님과 이사장직무대행인 영담스님, 이사장직 인수위원회, 교수, 학생들이 모여 10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크게 학생들과 영담스님, 일면스님과 이사장직 인수위원회로 나뉘는 양측은 신임 이사장의 자격 여부와 총장 선임 문제를 놓고 엇갈린 주장을 이어갔다. 대화에 진전이 없고 일면스님 측이 전날 오후 이사장실을 떠나면서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학생들은 일단 점거를 풀고 재정비하기로 했다.

동국대는 차기 총장 선임을 놓고 종단이 특정 후보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이에 반발한 다른 후보자들의 사퇴로 단독 후보가 된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과 신임 이사장의 자격 논란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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