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메달 따기보다 힘든 '태극마크 달기' 경쟁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골프 선수들의 세계 랭킹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경우 올림픽 출전권을 메달보다 따기 어려워 경쟁이 더욱 뜨겁다. 최근 한국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휩쓸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경쟁의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자골프에선 미국의 절대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를 앞세운 아일랜드가 금메달을 노린다.

◆가열되는 한국의 집안 경쟁

골프는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사라졌다. 리우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골프 선수들은 역사적인 금메달의 주인공을 노리고 있다.

국제골프연맹(IGF)은 2016년 7월11일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올림픽 골프 출전 요강에 따르면 금메달은 남녀 1개씩이며, 개인 72홀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으로 결정된다. 출전 선수 규모는 남녀 각각 60명. 골프 랭킹 15위 이내 선수가 많은 국가는 최대 4명까지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으며 나머지 국가는 최대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처럼 15위 안에 여러 명이 있으면 그중 상위 랭커 4명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또 대륙별로 최소 1명씩은 출전할 수 있도록 안배한다.

12일 현재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에는 박인비(2위), 김효주(7위), 유소연(8위), 양희영(11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진다. 현재 순위가 그대로 이어지면 LPGA 8승을 기록한 최나연(15위)도 떨어진다. 백규정(12위), 이미림(16위), 안선주(20위), 장하나(21위), 김세영(22위) 등이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올림픽 출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최나연은 LPGA 개막전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유소연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 선수로서 최종 목표”라며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의 대항마로는 스테이시 루이스(3위), 미셸 위(6위), 렉시 톰슨(10위)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교포 리디아 고(1위)를 앞세운 뉴질랜드가 꼽힌다.

◆타이거 우즈 출전 어려울 듯

남자골프에선 미국 선수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랭킹 기준으로는 버바 왓슨(2위), 짐 퓨릭(6위), 더스틴 존슨(7위), 조던 스피스(10위) 등 4명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리키 파울러(11위), 지미 워커(13위), 맷 쿠차(14위) 등 세계랭킹 15위 안에 드는 선수가 3명이나 더 있다. 꾸준히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호소해왔으며 “리우 올림픽 출전은 영광”이라고 말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79위까지 추락해 사실상 출전하기 어렵다.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로는 세계 랭킹 1위 매킬로이를 앞세운 아일랜드가 꼽힌다. 매킬로이와 그레엄 맥도웰(22위)은 모두 영국연방 소속인 북아일랜드 출신이지만 둘 다 아일랜드 대표로 출전하는 쪽을 택했다. 애덤 스콧(4위), 제이슨 데이(5위)가 나서는 호주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배상문(78위)의 랭킹이 가장 높지만 병역 문제로 사실상 출전이 어려워 노승열(104위)과 김형성(129위) 등이 후보로 꼽힌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