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부터) 크라이슬러 200, 폭스바겐 제타, 아우디 A3 스포트백. 사진=각사 홈페이지
(위에서부터) 크라이슬러 200, 폭스바겐 제타, 아우디 A3 스포트백. 사진=각사 홈페이지
[ 김근희 기자 ] 3000만 원대 가격표를 단 차량들이 수입차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잇따라 3000만 원대 신모델을 내놨다.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맞아 차값을 낮춰 고객들을 파고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3000만 원대의 수입차들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FCA코리아(옛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지난 3일 신형 세단 '200'을 선보였다. 가격은 기본형(리미티드) 3180만 원, 200C(고급형)는 3780만 원으로 일본 중형 세단과 비슷한 가격대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아우디의 해치백 'A3 스포트백'은 최저 트림이 3650만 원. 지난해 새로 나오거나 모델 변경을 거친 폭스바겐 제타, 닛산 캐시카이, 혼다 CR-V, 도요타 캠리 등의 가격은 모두 3000만 원대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가 대형차 위주에서 소형차로 저변이 확대되면서 3000만원대 차량이 늘고 있다" 며 "우리나라에선 대형차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 젊은층들이 수입차 업계에서 영향력을 보이면서 3000만 원대의 소형차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000만 원대 차량들의 판매량이 부쩍 느는 추세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8106대로 가장 많이 팔린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의 가격은 3840만 원부터.

3000만 원대 차량인 골프와 파사트도 각각 판매순위 4, 5위를 기록했다. 한국닛산이 최근 출시한 디젤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캐시카이는 지난달 211대 팔려 수입 SUV 3위를 차지했다.

앞으로 3000만 원대 수입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차 점유율 확대로 업체들이 이전보다 싼 가격의 엔트리 모델을 내놓고 젊은 고객층을 선점하려 하기 때문.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사람들을 차를 살 때 처음에 산 차의 브랜드를 계속 사려는 경향이 있다" 며 "엔트리 모델은 충성 고객 확보의 첫 단추"라고 말했다.

수입차 가격이 3000만 원대로 낮아지면서 국산차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 캠리의 최저 가격은 3390만 원, 크라이슬러 200 가격은 3180만 원. 현대자동차의 LF쏘나타 2.0 CVVL 프리미엄에 풀옵션 가격인 3405만 원보다 싸다.

FCA 관계자는 "200의 가격은 국산 풀옵션 차량보다 낮다" 며 "국산차 수요층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