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LS  오토만시트
렉서스LS 오토만시트
훌륭한 자동차 시트는 ‘도로 위의 침대’에 비유된다. 운전의 피로도를 낮추고 승차감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통풍시트, 열선시트, 버킷시트(의자 옆 부분이 돌출돼 운전자 허리를 감싸는 시트)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시트가 나와 운전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고급 세단에는 마사지 기능도 들어가 있다. 이번주 카앤조이는 자동차 시트의 진화를 점검해봤다.

◆안전까지 책임지는 시트

자동차 시트는 탑승자의 안전까지 책임진다. 도요타의 캠리 세단에는 차량 충돌시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하는 경추(목뼈) 손상 방지용 시트가 장착돼 있다. 후방 충돌시 승차자의 몸이 시트로 깊숙이 가라앉도록 설계돼 충격에 의한 목등뼈의 손상 위험을 완화해준다.

렉서스 LS 고급형에는 세계 최초로 시트쿠션(승객의 엉덩이에서 허벅다리를 지지하는 시트 부분) 에어백이 적용됐다. 충돌시 허벅지 쪽의 에어백이 부풀어 올라 탑승자가 시트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 S클래스에도 비슷한 기능이 들어가 있다. 차량 전방 충돌시 뒷좌석 에어백이 팽창하면서 승객이 안전벨트 아래로 미끄러져 상해를 입는 사고를 방지하는 원리다. 또 S클래스 2열 시트는 등받이 조절이 가능한 전동 시트가 달려 있어 37도까지 기울어진다. 머리 받침대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시트도 있다. 닛산의 중형 세단 알티마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시카이에 도입한 ‘저중력 시트’다. 인간의 몸이 무중력 상태에서 가장 적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에 착안, 주행과 정지를 반복하는 혼잡한 통근 시간이나 장거리 주행의 피로감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자유 변신 트랜스포머 시트 등장

BMW 컴포트 시트 투시도
BMW 컴포트 시트 투시도
미니밴 같은 다목적 차량(RV)은 뒷좌석 시트에 있는 레버를 당겨 시트를 펴고 접는다. 기아자동차가 올 뉴 카니발에 적용한 4열 팝업 싱킹(pop-up sinking) 시트는 바닥 밑으로 좌석을 숨긴다. 등받이를 앞으로 접은 뒤 바닥으로 좌석을 넣어 평평한 공간을 만들어내 트렁크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QM3에 국내 처음 탈착식 지퍼형 시트 커버를 적용했다. 지퍼 사용으로 손쉽게 탈착 또는 부착할 수 있게 만들어 세탁하기 편리하다. 다른 색상의 시트 커버로 교체하면 새로운 느낌의 인테리어 연출도 할 수 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차 NX300h에는 접이식 뒷좌석에 파워폴딩 기능을 넣어 운전석이나 트렁크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시트를 접고 펼 수 있다. 도요타의 미니밴 시에나는 2열에 롱 슬라이딩 방식의 오토만 시트를 장착했다.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무릎 받침대까지 갖췄다. 슬라이딩 레버를 조작하면 앞뒤로 65㎝가량 밀고 당길 수 있다. 렉서스 LS 등 수입 고급 세단이나 국산 체어맨W 서밋에도 오토만 시트를 적용했다.

◆가죽시트 박음질 무늬 대세

퀄팅 패턴 새겨진 가죽시트
퀄팅 패턴 새겨진 가죽시트
최근 가죽시트에 박음질(퀄팅) 마감 처리가 보편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대형 세단 아슬란에 양의 원가죽을 가공한 나파(NAPA)가죽과 시트 곳곳에 박음질 무늬를 새긴 ‘퀄팅’ 패턴을 넣어 고급감을 더했다. 현대차 에쿠스나 기아차 K9 퀀텀에도 있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 관계자는 “최근 해외 유명 가죽 제품들이 박음질 등을 통해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며 “시트에도 이 같은 퀄팅 패턴을 적용한 것은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SM3·QM5 네오의 시트는 먼저 구멍을 뚫고 박음질하는 ‘퍼포레이션(둥근 구멍)’ 시트를 채택했다. 이 역시 고급감을 더한 제조 기법으로 렉서스 등 수입 고급 차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