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오랜 '암흑기'를 벗어나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마디지수 600선과 시가총액 160조원 돌파 등 모든 지표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버슈팅(단기과열)'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하고 눌려있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07년 7월 840선까지 오르며 1000선을 바라보던 코스닥은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으며 1년 뒤인 2008년 4분의1 수준인 240선까지 빠졌다. 이후 조금씩 몸집을 불려오다 6년 8개월여 만에 600선을 회복했다. 직전 최고치는 2008년 6월26일 기록한 602.74포인트다.

그 사이 상장사는 1059개로 늘었고 시가총액도 16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코스닥 대장주는 다음카카오다. 시총 규모 8조7000억 원(전체 비중 5.49%)으로 연초 대비 1조6000억원(22%)가량 커졌다.

하석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심의 흐름이 당분간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2~3월에도 정부정책과 연계한 종목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와 바이오 등은 정부 중점산업육성안 등이 나오면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 관심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에 비친 빛이 환한 만큼 짙은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투자과열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의 규모가 커진만큼 빚을 내서 거래하는 신용잔고 규모도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조8966억원 수준으로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2조6985억 원보다 2000억원가량 많다.

코스닥의 신용잔고는 지난해 초만 해도 1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조5000억원대까지 급증하면서 코스피와 거의 대등해지더니 마디지수 600선에서는 코스피보다 많아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탈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문제는 고점이라는 인식이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그 동안 쌓아왔던 개인들의 레버리지(신용거래)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수준은 높지 않은 편이다. 시총 대비 비율은 과거 코스닥시장의 고점을 확인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신용잔고는 코스닥 전체 시총에 비교하면 1.87% 수준.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지수 급등을 놓고 가격이 비싸졌다고 얘기하기는 이르다"며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와 맞물린 헬스케어나 바이오, 소프트웨어 업종의 종목들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을 주목받으며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