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인맥 부상설에 김종 차관 강력 부인
유진룡 前장관, 인사개입 의혹 제기후 외부와 연락 끊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내부 인사를 둘러싸고 전·현직 장·차관의 정면충돌 양상 이후 실체적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지만 규명의 열쇠를 쥔 유진룡 전 장관의 추가 입장 표명 없이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9일 문체부 관계자들과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진행된 문체부 내 2급 개방직인 '홍보콘텐츠기획관' 공모 과정에서 김종 제2차관이 나온 한양대 신문학과 80학번 동기인 문체부 A 과장 내정설이 제기됐다.

문체부 김태훈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아직 인사가 진행중이라서 조심스럽지만, 2배수 압축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20년 넘게 홍보를 담당해온 분으로, 직무에 맞는 인사라는 내부 평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간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한양대를 졸업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김 2차관이 문체부 내에서 영향력을 동원해 한양대 출신 인사들의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 2차관은 지난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이 비서관과는 전화통화 한 번 한 적 없는 사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 등이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는 배수진도 쳤다.

이들의 인사전횡 의혹을 뒷받침하는 직접적 근거는 현재 언론 보도를 통한 유 전 장관의 발언 정도다.

유 전 장관은 5일자 조선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종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은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정확하다.

(인사 청탁 등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하는 듯)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문체부의 조직개편 당시 일괄사표를 낸 1급 실·국장들 가운데 문체부에 남은 실장 1명이 한양대 출신이라는 점, 스포츠3.0위원회 14명 위원 가운데 한양대 출신이 5명에 이른다는 점이 의혹을 키울 만한 사안으로 보인다.

당시 1급 인사 6명중 5명이 일괄 사표를 냈고, 원용기 문화예술정책실장(한양대 행정학과 출신)과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 김성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본부 및 산하조직에 남았다.

김 대변인은 지난 10월 조직개편과 관련해 "김 장관은 과거 문체부가 뚜렷한 산출물을 내지 못한 데 대해 주요보직 라인의 경우 일신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다"며 "일할 사람으로 진용을 꾸리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김 2차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 전 장관과 일하는 8개월여 동안 내 입장을 얘기할 수 있는 과장, 사무관까지 다 인사대로 받았다"고 의혹을 재차 부인하며, "문체부 내부 인사가 아닌 내가 유 전 장관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했던 게 불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2차관은 스포츠3.0자문위원회에 대해 "별다른 실권 없는 자문기구 인선에 대해 의혹을 부풀린 것일 뿐"이라며 "스포츠 4대악 척결 등 문제를 풀기 위한 핵심 기구는 스포츠혁신위원회인데, 이 기구의 인사 논란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체부 인사권한의 주체는 유 전 장관인만큼 비선실세의 인사 개입과 압력 행사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주체 또한 유 전 장관이지만 이후로 일절 언론 접촉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커지고 있다.

유 전 장관은 광진구 자택에도 들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동시에 경질된 당시 노모 체육국장과 진모 체육정책과장 또한 취재 시도에 응하지 않은 채 현재 속한 중앙박물관 및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