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변협회장 후보들의 신규 변호사 줄이기
내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매년 배출되는 변호사 숫자 감축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사법연수원 15기)이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문을 열었다. 하 전 회장은 “변호사 배출 수를 제한해 연간 1000명 정도로 줄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0기)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연간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7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선거 직전인 연말께가 되면 이 숫자가 어디까지 내려갈지 궁금해진다. 협회 후보들끼리 변호사 숫자 줄이기 경쟁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비후보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당장 협회 회원인 변호사들이 굶어 죽을 판이라는 얘기다. 변호사 1인당 연간 사건 수임 건수는 2007년 52.2건에서 작년 33.3건으로 줄었다. 서울은 한 달에 평균 2건 수임에 불과했다. 형사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 수는 2006년 284명에서 2012년 544명으로 늘었다. 사기 등 범죄에 연루되는 변호사가 속출하는 이유도 먹고살기 힘들어서다.

특히 지난 9월25일 2만 번째 변호사의 등장은 변호사 업계에 불어닥칠 태풍의 예고편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법률시장 규모는 3조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고 있어 법조 브로커 등 유혹에 흔들린다”며 “우리 사무실 변호사 10명 중 3명은 적자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내년 대한변협 선거는 향후 배출하는 변호사 숫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석준 법조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