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서(왼쪽부터),최민우, 손보미 작가가 30일 ‘K-픽션 시리즈’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박형서(왼쪽부터),최민우, 손보미 작가가 30일 ‘K-픽션 시리즈’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박민규, 박형서, 손보미, 오한기, 최민우 등 젊은 작가의 단편을 한 권씩 영한 대역 문고판으로 만든 실험적인 시리즈가 출간됐다. 아시아출판사가 우수한 한국 문학 작품을 번역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으로 최근 ‘K-픽션 시리즈’ 5편을 펴낸 것.

아시아출판사는 30일 ‘세계문학으로 가는 직행열차 K-픽션’이라는 간담회를 열고 5권의 시리즈를 선보였다. K-픽션 첫 번째 작품인 박민규의《버핏과의 저녁 식사》엔 전설적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등장한다. 이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버핏과의 오찬’이란 이벤트를 172만달러에 낙찰받은 주인공이 28세 한국 청년이란 설정은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박형서의《아르판》은 무명작가 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태국과 미얀마 접경 고산지대에 살던 청년 아르판의 글을 표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최민우의《이베리아의 전갈》은 국가정보기관과 정면으로 맞선 스파이 이야기다.

작품 소재와 성격 모두 외국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다. 보통의 단편소설이 단편집이란 이름으로 묶여 출간되는 것에 비하면 책의 형식도 새롭다. 책 속에 평론가의 작품 해설, 작가의 창작노트도 번역해 외국 독자들이 한국 문학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이다.

아시아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문학평론가 이경재 숭실대 국문과 교수는 “작품 다섯 편 모두 세계적 보편성이 담겨 있다”며 “독자들의 호흡이 짧아지는 경향을 감안해 소설집보다 작품 하나를 집중 조명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