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협 잠정 합의]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안 뭘 담았나
현대자동차 노사 임금협상이 지난 6월3일 상견례를 시작한 뒤 119일 만에 타결됐다. 노조는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 문제에 대해 2015년 3월 말까지 산업 전체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용 시점 등을 타결짓기로 한 발 물러선 대신 △정년 연장 △근무시간 단축 △임금 인상 등 실리를 챙겼다.

◆투쟁보다 실리 챙겨

노사는 임금 부문과 관련해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성과급(현 통상임금의 300%+500만원) 지급 △목표달성 격려금 150% 지급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370만원 지급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안에 합의했다.

또 현재 만 58세로 돼 있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현행 1조 오전 8시간, 2조 오후 9시간 근무 형태인 주간 연속 2교대제를 2016년 3월까지 1·2조 모두 8시간 근무하는 형태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른 생산량 조정과 투자 문제 등은 연말까지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문제에서는 노조가 한 발 물러섰다. 별도의 상설 협의체인 ‘임금체계 개선위원회’를 구성, 2015년 3월 말까지 통상임금을 포함한 선진 임금체계 도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고자 복직 문제나 손해배상 소송 철회 요구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잠정 합의안 통과될까

잠정 합의안 통과 여부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결정된다. 올해 협상에서는 집행부가 노-노 갈등을 이유로 협상을 잠정 중단하는 등 현장 제조직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로 강경 대응했다는 점에서 차기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집행부 선점을 노리는 현장 제조직의 집단 반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협상 장기화와 파업으로 조합원의 임금 손실이 1인당 200여만원에 달해 잠정 합의안 가결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다고 해서 추가로 내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사회 “환영”

현대차 협력업체들은 노사가 더 이상의 갈등 없이 접점을 찾은 것에 대해 안도했다. 정기범 현대·기아차협력회 부회장은 “노사 갈등과 파업이 장기화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합의안이 도출돼 기쁘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6월부터 진행한 22차례의 임금협상에서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문제에서 이견을 보였고, 노조는 총 6일 동안 2~4시간씩 부분 파업했다. 현대차 측은 노조의 파업과 잔업·특근 거부 등으로 차량 4만22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9100억여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울산=하인식/박수진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