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와 1년 넘게 불륜관계를 유지하면서 두차례 낙태까지 강요한 경찰공무원의 강등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김병수 부장판사)는 서모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범죄 행위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저질렀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찰관의 품위를 손상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경찰이 부적절한 이성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사생활 영역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서씨의 행위는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연녀를 두 차례나 낙태를 하게 하는 등 경찰공무원으로서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중하다"며 "고도의 도덕성과 준법성을 요구하는 경찰이 이런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면 엄하게 징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999년 순경으로 임용된 서씨는 2012년부터 유부남이면서 총각행세를 하고 내연녀와 불륜관계를 맺었다.

서씨는 내연녀가 임신하자 두 차례 낙태를 종용하고 폭언과 폭행을 해 상해죄와 폭행죄 등으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8월 서씨에게 해임처분을 내렸지만, 소청심사위원회를 통해 징계수위가 강등으로 낮아졌다.

서씨는 이후 강등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