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몸짓 보면 춤이 뭔지 感 와요"
“누군가에게 춤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정말 힘들 거예요. 하지만 그에게 강수진의 몸짓을 보여준다면 춤이 무엇인지 단박에 이해할 겁니다. 수진이 없었다면 발레 ‘나비부인’을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발레단의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37·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달 4~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그가 안무한 작품 ‘나비부인’이 공연된다.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에서 초연돼 10회 모두 매진된 작품으로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작품은 발가 감독이 오로지 강 단장을 위해 만들었다.

“어머니께서 2002년께 수진의 공연을 보시고는 ‘언젠가 네가 안무가가 되면 그를 주인공으로 한 나비부인 이야기를 발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하셨어요. 그때 구상해 지난해 무대에 올렸으니 11년이 걸렸네요.”

줄거리는 원작인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를 따른다. 일본 항구를 배경으로, 미군 장교 핀커톤과 결혼해 아들까지 낳지만 버림받는 게이샤 초초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타악기 연주자 4명이 만들어내는 일본 전통 선율에 맞춰 초초상을 맡은 강 단장이 비극적인 몸짓을 펼친다.

“수진과 초초상 사이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나머지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수진은 무용을 위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희생한 사람이에요. ‘나비부인’의 주인공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죠. 지금 이 시대에서 찾기 힘든 순수한 사랑입니다.”

강 단장은 작품의 제목처럼 무대 위에서 한 마리 나비로 변신한다. “나비를 몸짓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수진은 포인트 슈즈를 신고 날 듯이 춤출 것입니다.” 4만~20만원. (02)741-1523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