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수출, 일본은 벌써 날고 있다
일본의 의료수출은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해 성장전략을 내놓으면서 더욱 탄력받는 분위기다. 2020년 의료기술·서비스의 수출 목표도 지금의 3배인 1조5000억엔으로 대폭 늘려잡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아시아 의료시장만 해도 2012년 1조3000억달러로 5년 전에 비해 무려 92%나 급성장했다. 그야말로 새로운 황금시장의 등장이다. 아시아 의료시장 공략에 나선 일본 기업은 미쓰비시만이 아니다. 미쓰이물산은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규모 의료법인에 출자했고, 세콤은 도요타통상 등과 합작으로 인도 벵갈루루에 병원을 개설하고 있다. 아시아 의료시장 전체가 일본의 체인망으로 변해가는 형세다.
한국은 10여년 전부터 중국 등 아시아로 의료수출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국내 병원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전수하는 협력사업이 눈길을 끄는 정도다. 사실 정부가 의료수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도 불과 몇 년 전이다.
의료산업이 글로벌화되려면 해외환자 유치(인바운드)만으로는 안 되고 병원 수출(아웃바운드)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의료기기 등의 해외 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해외환자 유치도 그렇지만 병원 수출 역시 이런저런 규제로 제약받고 있다. 당장 수출능력이 있는 대형 종합병원만 하더라도 하나같이 비영리법인이어서 해외투자를 하려면 넘어야 할 법률적 한계가 한두 가지가 아닌 실정이다. 의료수출에 불을 붙이려면 규제부터 푸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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