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28일(현지시간) 북미 본사를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옮긴다고 발표하자 캘리포니아주가 충격에 빠졌다.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데다 세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의 우호적인 기업환경이 가져다준 선물”이라며 환영했다.

텍사스주로 기업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 성과도 50개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에너지산업이 호황인 데다 낮은 세금, 규제 완화 등 주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텍사스는 기업 천국"…도요타도 '둥지' 옮겨
○일본 車 ‘빅3’ 캘리포니아 시대 저물어

도요타 북미법인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본사를 오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댈러스 인근 플레이노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토런스 본사의 판매·마케팅·금융·생산 부문에서 일하는 직원은 5300여명이다. 이 가운데 4000명가량이 앞으로 1년여 동안 텍사스로 이동한다. 프랭크 소코토 토런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도요타는 시의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도요타의 이전은 대단히 슬픈 소식”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토런스의 납세 규모 3위 기업이다.

도요타의 이전으로 일본 자동차 ‘빅3’의 캘리포니아 시대도 저물고 있다. 닛산은 2006년 북미 본사를 테네시주 내시빌로 옮겼다. 혼다는 지난해 북미 본사 핵심 인력을 오하이오 더블린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 옥시로 유명한 미국 4위 유화업체 옥시덴털석유는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LA) 본사를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의 ‘캘리포니아 탈출’은 높은 세금과 까다로운 기업 규제가 주된 배경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최고 소득세율은 버지니아주보다 두 배가량 높은 13.3%에 이른다. 도요타는 북미 본사 후보지로 덴버(콜로라도), 샬럿(노스캐롤라이나), 애틀랜타(조지아) 등도 검토했다. 짐 렌츠 도요타 북미법인 사장은 “기업환경과 종업원의 이익, 특히 저렴한 주거비용과 낮은 세율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로 기업이 몰리는 이유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1년반 동안 50개 캘리포니아주 기업이 텍사스주로 옮겨왔다”며 “도요타의 텍사스 이전은 낮은 세율, 공정한 법률, 스마트한 규제 등과 같은 기업 친화적 환경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텍사스 주정부가 도요타에 신규 일자리 하나에 1만달러씩 총 4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휴스턴과 오스틴에서 각각 1700명과 3600명을 새로 고용한 셰브론과 애플에 일자리 1개당 6800달러와 58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텍사스주에 생긴 일자리는 31만개다. 50개주 가운데 고용성장률 1위다. 실업률은 5.5%로 미국 평균(6.7%)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2000년 말 취임한 페리 주지사는 일관되게 “낮은 세금과 규제 완화가 가장 효과적인 고용창출 수단”이라고 강조해왔다. 텍사스는 주정부의 개인소득세와 법인세가 없다. 2011년 기준 직장인의 주정부세 부담률은 7.5%다. 캘리포니아의 11.4%, 플로리다의 9.2%보다 낮다. 미 상공회의소는 지난해 텍사스를 기업하기 가장 좋은 주로 꼽았다. 기업이 몰리면서 주 인구도 2010~2013년 130만명 증가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강영연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