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줄이은 '어닝 쇼크'로 시장 분위기를 냉각시킨 건설사들이 올해 첫 분기 성적표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1분기 건설사 실적은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가까스로 충족하며 바닥 탈출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주, 어닝쇼크 트라우마 벗어나나
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6개 상장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보다 20% 넘게 하향 조정됐다. 순이익 추정치도 17%가량 내려갔다. 지난해 4분기 건설업체들의 성적표가 대규모 '부실 털어내기'로 망가진 이후 증권가에서도 서둘러 전망을 수정했다.

현재까진 발표된 실적은 엇갈린 양상이다.

전날 발표된 현대산업의 영업이익은 191억 원.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시장예상치는 20% 이상 밑돌았다. 저수익 사업의 매출이 반영된 탓에 원가율 개선이 저조했다. 주택부문의 추가 충당금은 없었다. 실적은 부진하지만 주택 추가 부실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영업이익 306억 원을 20% 웃돌며 호조를 기록했다. 조동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속 흑자로 실적 불확실성은 일단락됐다"며 "다만 해외 악성 사업의 수행 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의 1분기 성적표도 공개된다. 지난해 4분기 해외 사업 비용에 발목이 잡히며 어닝쇼크를 낸 대림산업에 특히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눈높이는 확 낮춰진 상태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602억 원으로 연초 대비 반토막 났다.

삼성물산의 경우 영업이익 1266억 원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가 맞춰져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시장 컨센서스에 큰 변화가 없다"며 "다만 토목관련 과징금의 반영 여부에 따라 1분기 이익 규모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주택 관련 비용이 선제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 충당금은 170억 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날인 25일 현대건설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836억 원이다. 이후 대우건설, GS건설도 차례로 성적표를 시장에 내밀 예정이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연초보다 시장 눈높이가 17%가량 내려가 904억 원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은 적자 기조를 이어가 326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23분 현재 주가는 삼성엔지니어링(0.39%)과 삼성물산(0.46%)을 제외하면 대부분 약세다. 현대산업(-3.77%), 대림산업(-2.04%), 대우건설(-0.73%), 현대건설(-0.90%) 등이 떨어지고 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