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권선주 기업은행장 "문화금융 확대 '제2 별그대' 탄생 돕겠다"
“제2, 제3의 ‘별에서 온 그대’가 탄생할 수 있도록 문화 금융과 기술 금융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사진)은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2016년까지 문화콘텐츠산업에 7500억원을 공급하고,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협력해 중소기업이 기술을 산업화할 수 있도록 기술 금융을 늘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행장은 지난해 12월30일 취임했다.

◆“문화콘텐츠 평가시스템 만들 것”

권 행장은 “문화콘텐츠산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고위험 산업군”이라며 “하지만 고용창출 효과와 산업연관 효과가 높아 다양한 방법의 자금지원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관련 산업에 큰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을 보면 문화콘텐츠산업의 힘을 잘 알 수 있다”며 “기업은행이 제2의 ‘별그대’를 탄생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별그대’ 제작을 지원했다. 주인공 천송이가 대출 상담을 받는 장면은 기업은행 일산 주엽지점에서 촬영했다.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은행 광고 문구가 수차례 전파를 타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권 행장은 “2016년까지 문화콘텐츠산업에 대출로 6950억원, 투자로 55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기획, 제작, 마케팅 등 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화콘텐츠 가치평가시스템도 새로 만들 예정이다. 권 행장은 “자금 공급 때 기업의 재무상황과는 별도로 콘텐츠 특성과 장르별 속성 등을 고려한 평가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관련 내용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권 행장은 이런 내용을 지난 4일 경기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문화융성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권 행장의 보고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기술지주사와 곧 업무협약

권 행장은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조만간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술금융의 일종인 지식재산권(IP) 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가 가진 기술을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에 이전토록 도와 기술을 산업화하는 데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의 기술을 살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권 행장은 “상반기 중 특허청과도 MOU를 맺어 300억원 규모의 IP전문펀드를 만들고, 500억원 규모의 IP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 등을 ‘IBK 창조기업’으로 선정해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 행장은 “창업, 성장, 성숙, 재도약 등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힘내라 대한민국’ 프로그램을 7일부터 본격 시작한다”며 “개인 고객도 영유아 및 학생, 사회초년생, 중장년층과 여성 및 주부, 다문화가정 등으로 구분해 다양한 분야에 종합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